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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설] 손해율 130% 실손보험, 이대로는 지속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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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검사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2016년 779억원에서 지난해 252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초음파 검사에 지급된 보험금은 2014년 3800만원에서 올해 19억원으로 51배가 됐다. 비급여 진료에 지급되는 보험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실손보험 손해율은 올해 상반기 129.1%까지 올라갔다. 받은 보험료보다 지출된 보험금이 1.3배가량 많다는 얘기다. 보험을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이다 보니 악사·AIG·에이스 등 외국계 손보사들은 이미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실손보험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과잉진료와 의료사기가 횡행하기 때문이다. 필요하지 않은 진료를 환자에게 권하는 건 기본이고 허위진료서, 과잉청구서를 발급해 보험금을 타낸 후 환자와 나눠 갖는 경우도 있다. 문재인케어 도입으로 보장성이 확대되면서 비급여진료비는 줄어야 정상이지만 오히려 늘어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실손보험은 공공보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비급여진료와 급여진료 중 본인부담금을 보전함으로써 개인 의료비 부담을 낮춘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70%대 초반으로 선진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여전히 실손보험 기능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도덕적 해이가 정상적인 시장 작동을 방해하는 구조에선 지속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시장이 붕괴되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이런 상황이 초래되기 전에 보험금 수령 실적과 연계한 보험료 차등제 도입, 비급여 항목의 자기부담금 확대 등 과잉진료는 예방하면서 실수요자의 의료 접근을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는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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