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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케어'로 실손보험료 급등 없다더니… 내년 20% 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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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문재인 케어로 실손 보험금 지출 감소 효과 없다는 것 인정

환자 부담 의료비 줄자 과잉진료 늘어… 실손보험금 지출액 급증

보험료 인상 억눌러온 정부, 내년엔 인상 억제 권고하지 않기로

정부가 여태껏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로 민간 실손보험금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며 실손보험료 인상을 억눌러왔지만 내년에는 이런 권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문재인 케어에 따른 실손보험금 감소 효과가 사실상 나타나지 않았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고, 정부가 이를 시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민간 실손보험료가 20% 안팎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 "文케어 실손보험금 감소 효과, 판단 어려워"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11일 오후 '공·사 보험 정책 협의체'를 열고 "올해 추가 시행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실손보험금 지출 감소 효과가 0.6%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맡겨 추정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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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작년 9월에는 문케어 덕분에 실손보험금 지출이 6.5% 줄어드는 '반사이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실손보험료를 덜 올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문케어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항목(급여)이 늘어나면 공공 건강보험료 부담은 늘어나겠지만, 민간 실손보험료 부담은 줄어든다고 주장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날은 올해 추가 시행된 문케어 정책에 따른 보험금 지출 감소 효과는 0.6%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다만, 자료 한계 때문에 내년도 실손보험료에는 문케어 효과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했다. KDI는 2016년 7월~2017년 6월의 실손보험 청구 영수증 자료로 분석했는데, 이 자료로는 문케어 시행 이후 의료 이용량이 늘어난 효과 등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실손보험금 지출은 문케어 도입 후 2017년 상반기 3조7200억원, 작년 상반기 4조2700억원, 올해 상반기 5조1200억원으로 빠르게 불어났다. 보험업계가 문케어로 '반사이익'을 보기는커녕, 오히려 유탄을 맞았다는 말이 나왔다. 당초 정부 예상과 달리 실손보험금 지출이 계속 늘어난 건 환자가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가 줄어들면서 진료 횟수가 늘어나는 등 과잉 진료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문케어로 MRI 같은 수익성이 좋은 비급여(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의료행위가 줄어들자, 의료업계에서 새로운 비급여를 만들어 끼워넣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일부의 과잉진료 등으로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과 보험료 인상의 악순환이 심화, 결국 대다수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내년 실손보험료 20% 오를 듯

보험업계는 "이제 실손보험료 인상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정부가 문케어 반사이익을 명분으로 실손보험료 인상을 억눌러 왔는데, 이제 정부조차 반사이익이 있다는 주장을 굽혔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1%로 작년(121.2%) 대비 큰 폭으로 높아졌다.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 129원을 내준다는 뜻이다. 30% 가까이 올려야 본전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문케어에 따른 반사효과가 미미하다는 걸 인정했고, 최근 손해율이 너무 높아졌기 때문에 보험료가 대폭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내년에 20% 안팎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복지부는 내년도 건강보험료를 3.2%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건보료가 평균 임금 인상률을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케어 도입으로 환자가 직접 부담하는 몫이 줄긴 했지만, 대신 공공 의료보험료는 물론 민간 의료보험료까지 모두 오르는 셈이다.

금융·보건 당국은 앞으로 의료업계의 비급여 의료행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보험상품 구조를 개선해 과잉 진료를 막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예컨대 병원에 덜 가면 보험료를 깎아주고, 과도하게 자주 진료받으면 보험료가 올라가는 상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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