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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주금공, 안심전환대출 때문에 적격대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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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 발행물량 조정…적격대출 올해 중단

대표 정책모기지상품인 적격대출 물량이 지난달 말 조기 소진된 가운데,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최근 이 상품의 재원이 되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목표치를 대폭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조원 규모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안전대출)’ MBS 발행 시점이 다가오자, 적격대출 MBS 물량을 줄인 것이다. 금융당국의 안전대출로 다른 차주들이 정책모기지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지난달 말 MBS 연간 발행 목표치를 수정했다. 주금공은 당초 올해 보금자리론(안전대출 포함) 최고 18조원, 적격대출 최고 12조원 등 총 30조원의 MBS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보금자리론 목표치를 20조원, 적격대출 목표치를 10조원으로 각각 수정했다. 보금자리론 MBS 발행 목표를 2조원 늘리는 대신, 적격대출 MBS 목표치를 2조원 줄였다.

조선비즈

서울 여의도 한 시중은행 영업점/조선DB



시장에 풀린 적격대출은 7조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MBS 발행 최저 목표치는 최고 목표치의 70%로 설정한다. 결국 시장에는 최저 목표치의 적격대출만 공급한 것이다.

MBS는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다. 금융사가 주금공의 정책금융 상품을 대행 판매하고 대출이 나가면 금융사는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한다. 이를 받은 주택금융공사는 MBS를 발행해 이 채권들을 유동화한다. 주금공은 이런 방식으로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등 정책모기지 상품을 취급한다.

주금공이 발행할 수 있는 MBS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책모기지상품은 매해 공급 한도가 정해진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 9월 20조원 규모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되면서 주금공의 MBS 발행 부담이 증가했다. 주금공은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안전대출을 기초로 하는 MBS 20조원어치를 순차적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적격대출 MBS 발행을 줄인 것도 이달부터 안전대출 MBS 발행이 시작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안전대출 때문에 다른 정책모기지 이용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격대출은 주금공이 저리로 제공하는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보금자리론 등에 비해 대출금리는 다소 높지만, 소득제한이 없고 집값 기준도 9억원 이하여서 요건이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다. 적격대출의 금리는 매월 주금공 내부 심사를 거쳐 결정되는데, 지난 10월 말 기준 기본형 30년 고정 상품의 최저 금리는 연 2.66%다.

주금공은 내년 1월이 돼야 적격대출을 재개할 계획이다. 2016년 적격대출 한도가 조기소진됐을 때 주금공은 추가 한도를 공급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안전대출 출시로 적격대출 추가 공급은 없다는 것이 주금공의 설명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올해 적격대출 한도가 예상보다 빨리 소진됐다"며 "적격대출 신규 신청은 내년 1월부터 재개할 방침"이라고 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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