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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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영'을 기치로 내세워 한때 재계 2위 대우그룹을 이끌었던 김우중 전 회장이 12일 영면했다.

김 전 회장 영결식은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대강당에서 치러졌다.

소박한 장례를 희망한 고인의 뜻에 따라 300석 규모 강당에는 유족과 친인척, 전직 대우 임직원만 참석했다. 이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몰린 2000여 명의 조문객들은 강당에 들어가지 못한 채 복도에 설치된 중계 영상을 보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영결식은 김 전 회장의 생전 육성을 모은 '언(言)과 어(語)' 영상을 30여 분간 상영하는 순으로 이어졌다. 김 전 회장이 생전 인터뷰를 통해 대우그룹의 발전상과 업적을 소개하고, 김 전 회장의 가치관인 '세계 경영'을 재조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전 회장의 생전 인터뷰 중 "대우의 사훈인 '창조', '도전', '희생' 이 세 가지에는 우리의 진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는 세계로 나갔고, 시도해보지 못한 해외 진출을 우리가 처음으로 해냈습니다"라는 육성이 나가자 참석자 일부는 그 시절을 회상하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영상 상영에 이어 조사를 맡은 대우 마지막 사장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회장님은 35만의 대우 가족과 전 국민이 기억하고 인생의 좌표로 삼기에 충분했고, 회장님의 성취가 국민적 자신감으로 이어져 있다"면서 "위기를 맞은 뒤에도 명예회복 대신 젊은 인재들을 키우는 데 여생을 바치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길을 찾고자 하셨다"고 울먹였다.

김 전 회장을 가까이서 보필했던 손병두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회장님은 우리들의 우상이자 젊은이들에게 신화 같은 존재가 되기에 충분했다"면서 "한국이라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인간이 꿈꿀 수 있는 곳은 얼마나 많은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찬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추모사가 끝난 뒤에는 장례절차에 따라 천주교식 종교행사가 진행됐다. 이어 참석자 전원이 '대우 가족의 노래'를 부르며 고인의 영면을 빌었다.

마지막으론 유족을 대표해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이 추모사를 했다. 김 부회장은 "항상 바쁘시고 자주 옆에 계시진 않았지만 늘 자랑스러운 아버지셨다"면서 "마지막 가시는 길을 보며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을 실은 운구 차량은 아주대학교 본관을 한 바퀴 돌고 장지인 충남 태안군 선영으로 떠났다. 이번 장례가 치러진 아주대는 김 전 회장이 1977년 대우실업 사장이었을 당시 "교육 사업을 통해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사재를 출연해 대우학원을 설립하고 인수한 대학이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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