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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범현대家, HDC와 사업협력 MOU까지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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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사업 협력을 위해 범현대가와 맺은 양해각서(MOU)를 매각 측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HDC그룹이 미래에셋그룹과 손을 잡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최종 '사인'을 할 경우 범현대가의 광대한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존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범현대가는 상호 간에 지분 취득이나 처분 등을 통해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는 '품앗이' 전통이 있어 향후 자금지원 사격도 기대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HDC그룹은 지난달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범현대가 그룹 계열사와 아시아나항공 업무제휴에 관한 양해각서를 수령해 이를 매각 측에 제출했다. 매각 본입찰 당시 시장에서 지적한 HDC그룹의 약점은 항공업 운영 경험 부족이었다. 경쟁자였던 애경그룹이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비되는 대목이었다.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비책은 범현대가 네트워크를 통한 항공업 인수 시너지 효과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이 직접 범현대가 그룹 최고책임자에게 MOU 요청을 해왔다"고 전했다.

범현대가별 시너지 효과를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사업 동맹과 육해공 운송 물류 동맹을 꾀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기내식 등 관련 사업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고,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의 안정적인 대형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으며, 현대해상은 항공기보험 인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고 있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서도 범현대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예정돼 있다. 범현대가는 계열분리돼 있기 때문에 상호 지분 취득이 자유로운 데다 MOU 체결을 통한 결속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이 지분투자이기 때문이다.

2015년 현대중공업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5000억원 규모 현대차 지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사재를 털어 대부분의 물량을 가져간 것은 이 같은 범현대가 지분 '품앗이'의 힘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IB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통해 축적한 현금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에 활용할 것이라는 게 당시 업계 상식이었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이 재무적 어려움에 빠져 보유 현대차 지분을 현금화하는 과정에 사재 5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것은 범현대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회고했다. 이 밖에 정몽일 현대미래로그룹 회장,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이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분가해 계열분리하는 과정에서 범현대가가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준 일화 역시 유명하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현대차그룹(1.1%), KCC(2.4%)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반대로 HDC그룹은 현대미래로그룹과 현대코퍼레이션그룹 계열사뿐 아니라 현대오일뱅크(1.3%), 현대경제연구원(5.3%) 등 범현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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