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오일 추출물(DKB-122)이 난청과 이명 증세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문인석(이비인후과)·경희대 한의대 강동호·가천대 약대 정광원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아보카도오일 추출물이 난청·이명 호전에 효과가 있음을 국제학술지(Nutrients)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보카도에서 추출한 오일에 다량 포함된 오메가3 지방산의 한 종류인 ‘리놀레익산’이 노화성 난청에 도움이 된다는 선행 연구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아보카도오일이 지닌 감각신경성 난청 예방·치료 기능을 밝히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연구팀은 이독성 약물(특정 부위에만 독성을 보이는 물질)인 네오마이신 사용으로 발생한 제브라피시 유모세포 손상에 아보카도오일 추출물로 가공한 DKB-122 약물을 사용했을 때 회복 반응이 유의적으로 개선됐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얻었다. 제브라피시는 인간의 유전자 대부분을 갖고 있고 인간 유전체와 높은 유전학적·기능적 유사성이 있는 동물 모델이다. 의학계에선 이독성 약물로 유발된 난청과 노인성 난청의 세포 손상 기전이 유사한 것으로 보고된다.

귀 안쪽 유모세포 최대한 살려

구체적으로 보면 연구팀은 인위적인 실험 환경 조성으로 청각 기능을 낮춘 실험용 쥐를 무작위로 분류한 후 DKB-122 약물을 적용한 실험군과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DKB-122 약물을 적용한 실험군은 청성뇌간 반응 검사에서 8㎑와 16㎑

영역대에 걸쳐 청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약물이 난청 모델에 작용하는 원리를 살핀 결과, DKB-122 약물이 유전자 FoxO와 TGF-b 신호전달 경로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유모세포 자멸을 억제해 난청·이명 증세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문인석 교수는 “난청을 예방하려면 귀 안쪽의 유모세포 손상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아보카도오일을 이용한 DKB-122 약물이 귀 안쪽 유모세포 생존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아보카도는 숲속의 버터라고 불릴 만큼 영양가가 높다. 맛이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워 우리나라에서 샐러드·김밥·덮밥 재료로 인기를 얻고 있는 열대과일류 식품이다. 아보카도는 열대성·지중해성 기후에서 잘 자라며 지방산과 섬유질, 칼륨, 비타민 B3·E, 카로티노이드, 스테롤 등을 다량 함유해 항암·항염증·항산화·항균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문 교수는 “아보카도오일 추출물이 난청의 예방·치료 약물군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지녔다는 동물실험을 기초로 앞으로 임상시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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