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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하러 온 드하트, 연내 '마지막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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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 미리 도착, 여론 살필 듯

호르무즈 파병·美軍 감축설 등 다른 안보 이슈와 연계될 수도

내년도 주한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결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의 미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한국과 5차 회의를 하기 위해 15일 오전 방한했다. 회의는 오는 17일 열리지만 이례적으로 이틀 앞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틀간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로부터 방위비 관련 한국 여론과 동향 정보를 공유받고 최종 협상 전략을 짤 것으로 관측된다.

드하트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연내 타결 가능성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평소와 달리 일절 답하지 않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가 공항 출구로 나가기 직전 한 시민단체 회원 1명이 '굴욕 협상 거부한다'는 피켓을 들고 달려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드하트 대표는 17일부터 이틀간 서울 모처에서 우리 측 정은보 협상 수석대표와 5차 회의를 갖는다. 지난 3~4일 미 워싱턴 DC에서 4차 회의가 열린 지 2주 만이다. 미국은 SMA에 새 항목을 신설해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의 5배인 약 50억달러로 증액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 쪽은 "기존 SMA 틀이 유지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양측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협상은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진다.

방위비 협상이 교착에 빠질 경우 한·미가 장외(場外)에서 다른 안보 이슈들과 연계해 방위비 협상의 판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미가 여러 사안을 패키지로 주고받는 '빅딜' 담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일 "(주한 미군이) 만약 계속 주둔한다면, 그들(한국)이 좀 더 공정하게 부담을 나눠야 한다"며 방위비 협상과 주한 미군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11일 일부 주한 미군 기지 반환 합의를 발표하며 이 기지들의 환경오염 정화비를 한국만 부담하지 않고 미측과 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지난 12일 미국이 요청해온 호르무즈 해협 파병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외교가에선 "한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사실상 미군 기지 정화 비용과 호르무즈 파병안을 방위비 협상 카드로 쓰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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