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16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와 같은 토스뱅크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16일 은행연합회에서 토스뱅크 사업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연지연 기자 |
이 대표는 은행업 진출 배경에 대해 "여러 금융기관과 제휴를 통해 협업을 하던 중, 왜 은행은 뻔한 상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왜 은행은 더 나은 소비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지 않는 지 등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됐다"면서 "포용과 혁신을 내세운 2세대 챌린저 뱅크로서 역할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은 전례 없는 금융 선진국으로 신용평가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중신용 개인 고객 중 1200만명은 여전히 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람들이고, 이들은 금융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가장 위험한 등급의 사람들과 같은 이자를 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600만명의 소상공인 고객도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23%나 차지하지만, 여전히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준비 중인 대표적인 상품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신용대출이다. 단순히 신용등급이나 신용점수에 대한 평가 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출이 거절되거나 고금리의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공급하기 위한 상품이다.
또 금융 이력 부족자도 이용할 수 있는 할부 상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기존 오토론이나 이커머스 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 무이자할부서비스와 같은 개념이다. 이른바 POS(Point of sales) 대출이다. 이 대표는 "기존 은행은 지급결제 기능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신용카드가 없어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같은 효과를 내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했다. POS대출은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받는 개인이 수수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이커머스 상품몰에서 수수료를 내는 구조다. 대출상품의 형태긴 하지만 실제로 토스뱅크엔 수수료 사업이다.
토스뱅크는 기존의 은행이 제공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제시할 수 있는 원천으로 포괄적인 금융 데이터와 혁신적인 상품 출시 경험, 압도적인 사용 경험, 그리고 혁신적인 조직 구조를 손꼽았다. 이 대표는 "토스는 굉장히 많은 고객의 동의를 얻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개별 금융회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넘어선, 한 명의 금융 전체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간편송금, 무료 신용등급 조회, 맞춤 추천 서비스 등은 기존 시장에 존재한 적 없던 서비스를 토스가 한발 앞서 시작한 것"이라며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토스의 DNA를 토스뱅크에도 심겠다"고 했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기 위해 자본 안정성 강화에 집중했다. 지난 5월 처음으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을 땐,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분이 60% 이상, 나머지는 글로벌 벤처캐피털리스트(VC)였지만, 이번엔 비바리퍼블리카 지분을 34%로 줄였다. 대신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저축은행, 중소기업중앙회 등을 주주로 유치했다.
우선전환주에 포함된 3000억원 규모의 상환청구권도 모두 삭제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제회계기준상 부채로 인정되는 상환우선주가 자본의 안정성을 저해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토스는 올해 매출이 월평균 12%씩 성장하고 있어 내년 초반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토스뱅크가 필요로 하는 증자도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자본 확충을 할 지에 대한 비상대책계획을 주주사들과 이미 논의해놨다"고 했다.
토스뱅크는 조만간 본인가 신청을 위한 준비법인을 설립하고 인적·물적 요건을 갖추는데 1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다. 영업개시 시점은 2021년 7월쯤으로 전망된다.
연지연 기자(actres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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