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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 30년만에 中외교관 스파이 혐의 추방…중국 "엄중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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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지난 가을 중국대사관 직원 추방”

9월 노퍽 군기지 침입 시도한 것 때문

중국 외교관 추방은 1987년 이후 처음

中 "결정 철회하라"… 보복까지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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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미국 워싱턴DC에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걸려있는 모습.[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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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미 중국대사관 직원 2명을 지난 가을 추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이 자국 주재 중국 외교관을 추방한 것은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미국 정부에 “추방 결정을 철회하라”고 강하게 항의하며 보복 행위까지 시사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가 지난 가을 중국대사관 직원 2명을 추방했다”며 “미 정보당국은 추방된 2명 가운데 적어도 1명은 외교관 신분으로 위장한 정보 요원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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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주미 중국대사관 직원 2명을 스파이 혐의로 지난 가을 추방했다고 보도했다.[NYT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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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추방된 직원 2명은 지난 9월 부인들과 함께 차를 몰아 버지니아주 노퍽 인근의 군부대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퍽 일대에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등이 주둔한 해군 기지 등이 있다.

이들은 출입허가증이 없었지만, 검문 과정의 허점을 노려 진입을 시도했다. 경비병들이 기존 절차에 따라 일단 기지 문 안으로 차를 돌려 출구 쪽으로 빠져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대사관 직원들은 차를 돌리는 대신 기지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경비병의 제지에도 계속 차를 몰다, 부대 쪽에서 소방 트럭을 동원해 도로를 차단한 뒤에야 차를 세웠다.

NYT는 “당시 중국 쪽에선 경비병의 영어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들이 기지의 보안상태를 시험해보려 의도적으로 경비병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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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퍽 해군기지 전경.[사진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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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외교관을 추방한 것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7년 12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중 첩자’까지 동원한 1년여에 걸친 수사 끝에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 무관부와 시카고 총영사관 직원 각 1명씩을 “외교관 지위에 걸맞지 않은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국가안보국(NSA)의 기밀문서를 입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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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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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 조치가 NYT 보도로 알려지자 중국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 외교 인원에 대한 미국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중국은 이미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과 항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미국이 잘못된 조치를 바로잡고 관련 결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미국은 빈 협약에 따라 상대국의 외교관에게 편리와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겅 대변인은 또 중국이 미국 측의 조치에 보복할 것이냐고 묻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내 대답을 들은 뒤 스스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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