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협상대표 "요구액 50억 달러 아니다"
다만 비용 항목 신설 등 협상틀 수정 거듭 강조
내년 일본·독일과 협상 앞두고 한국을 본보기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의 미국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내년 이후 한국이 분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비로 '50억달러'를 고수해온 미국이 한 발 물러섰다. 미국은 요구액이 50억달러가 아니며 실제 합의액은 매우 다를 것이라면서 대신 새로운 비용 항목의 추가를 거듭 강조했다. 총액은 50억달러에서 대폭 낮아지되 협상 틀의 일부 수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의 미국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18일 서울에서 열린 5차 회의 종료 뒤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가진 외교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의 요구액이 50억달러'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우리는 (요구액을) 조정해 왔고 절충해 왔다"면서 "우리가 합의하는 숫자는 처음 제안과는 매우 다를 것이며 현재 한국 측으로부터 듣는 것과도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드하트 대표는 대신 SMA에 비용 항목을 추가하는 등 협상틀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은 고수했다. 그는 현행 SMA에서 다루는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외에 지금의 SMA 틀에 포함되지 않는 '대비태세(Readiness)' 항목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하트 대표는 특히 '대비태세' 항목에 대해 "현행 SMA 협정에 포함되지 않는 많은 비용이 있다"면서 "병력의 한반도 순환배치와 적절한 훈련을 위한 비용, 장비 및 이동비용 등이다. 이 모든 것들은 한국의 극도로 높은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보유하지 못한 군사 능력도 제공하고 있다. 일부는 매우 비용이 많이 든다. 모두 한국 방어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측의 협상 대표가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를 자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이 고집하던 50억달러 요구에서 물러나는 모습과 함께 비용 항목 신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모양새를 연출한 셈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총액은 내리겠지만 새로운 비용 항목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미국의 의지"라고 평가했다. 신 센터장은 "드하트의 목표는 일본이나 독일 등에 적용될 수 있는 방위비 협상의 롤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드하트 대표는 이날 "분담 문제는 단순히 한국과의 문제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내년부터 일본과 독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도 방위비분담 협상을 시작한다.
다만 한국측은 기존 SMA 틀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라 차기 회의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은보 SMA 협상 대사는 지난 2일 워싱턴DC에서 "기존 SMA 틀은 유지돼야 한다"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이외 전략자산 전개와 역외 작전·훈련 비용 등은 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1차 SMA 협상 6차 회의는 내년 1월 중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