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키 그레이딩어 씨네월드 최고경영자(CEO)/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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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대 영화관 체인 ‘씨네월드’가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를 비난했다. 넷플릭스가 영화를 스크린에서는 짧게 상영하고 바로 스트리밍 제공하면서 영화관에 상영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는 불만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키 그레이딩어 씨네월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개봉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아이리시맨’이 넷플릭스의 상영 방식 때문에 저조한 흥행수익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가 영화관 상영 기간을 단축하고 스트리밍으로 바로 공개하는 바람에 영화관 관객 수와 수익이 함께 줄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아이리시맨 판권을 2억 달러(2000억 원)에 사들여 11월 1일 미국 극장가에서 개봉했다. 그리고 같은 달 27일부터 스트리밍으로 공개했다.
그레이딩어는 “넷플릭스가 해당 영화를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기 전에 영화관에서 충분히 상영하지 않아서 오스카상 감독의 영화가 박스오피스 히트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아이리시맨 흥행수익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레이딩어가 '아이리시맨'의 흥행수익을 들어 이야기했지만, 그의 발언에는 넷플릭스가 영화관 관객을 빼앗아가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이 짙게 깔려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9월부터 영화 10편을 개봉했고, 역시 영화관에서 상영한 지 2~3주 내 스트리밍으로 공개했다. 애초 스트리밍 개봉이 목적이다 보니 넷플릭스에 영화관 상영은 수익 창출보다 홍보를 위한 수단에 가깝다.
넷플릭스 로고/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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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측은 자사 영화들을 모든 메이저 영화관을 통해 상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씨네월드와 오데온, 뷰 등 몇몇 대형 영화관 체인은 “허용된 영화 상영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며 아이리시맨 상영을 거부했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아이리시맨’ 개봉 후 뉴욕타임스(NYT)에 ”내 영화가 영화관에서 더 오래 상영되길 바랐지만, 영화관은 프랜차이즈 영화(시리즈물)들로 이미 포화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제작자라면 자신이 만든 영화가 큰 스크린에서 상영되길 의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영화협회(MPA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박스오피스 수익은 411억 달러로 전년 대비 1% 증가한 데 반해, 스트리밍 수익은 같은 기간 16% 늘어난 557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영화 상영 수익이 박스오피스 수익을 추월한 것이다.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투자하는 영화 수가 늘어나면서 영화관 체인들은 넷플릭스 영향력에 대항할 목적으로 합병하고 있다. 이달 씨네월드는 캐나다 기반 영화관 체인 ‘시네플렉스’를 21억 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영화관 체인 ‘리갈’을 36억 달러에 사들인 지 18개월 만이다.
씨네월드는 올 1~6월 3D와 4XD 스크린 등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데도 9000억 달러를 투자했다. 다만 씨네월드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박스오피스 판매 감소로 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 걸로 전망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씨네월드는 전 세계 10개국 790개 도시에 총 스크린 9815개를 보유하고 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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