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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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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 새해 밝았지만…정치권은 총선까지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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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19년 마지막이 여야 극한 대치로 얼룩지면서 새해 초부터 정국은 더욱 차갑게 얼어붙게 됐다. 2020년도 정부 예산안, 공직선거법에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까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 공조로 강행 처리됐다. 한국당은 고강도 장외 투쟁과 함께 '의원직 총사퇴'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본격적인 대여 총공세를 예고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남은 과제인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유치원 3법 처리까지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각오다. 여야가 국회 본회의 일정 등을 다음주로 미룬 채 잠시 '냉각기'를 갖기로 했지만 상황이 호전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본격적인 '총선 모드'에 돌입하면 정국 경색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31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의 산봉우리가 아직 더 남아 있다"며 개혁 입법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이번주 휴지기를 갖고, 6일께 본회의를 열어 또 다른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법안인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처리에 나설 계획이다.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4+1 공조를 더욱 공고하게 다진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대규모 장외 투쟁을 예고했다. 오는 3일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어 패스트트랙 법안과 청와대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집중 비판한다는 계획이다. 공수처법 통과 직후 긴급 의원총회에서 밝힌 의원직 총사퇴 카드도 계속 시사했다. 한국당 내에선 천막 합숙, 21대 총선 불출마 결의 같은 아이디어까지 거론되는 등 강경 투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법 강행 처리에 따른 후폭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국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선거법 개정안 효과를 무력화하기 위해 지역구 출마자를 내지 않는 '비례한국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보수 대통합 논의를 다시 꺼내 들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저들의 만행을 막아내기 위해 내년 총선 승리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대통합의 길을 열겠다.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판단하는 모든 분들, 그분들이 우파든 중도든 함께 가는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공수처법 통과 직후 의총에서 조만간 보수 통합 방안을 밝히겠다고 했다. 민주당 중심인 4+1 협의체와 대치하는 과정에서 범보수 세력 연대 필요성 내지 가능성을 찾은 만큼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파트너로 꼽히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들은 중도보수 성향인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하태경 새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비전회의를 마친 뒤 "일관되게 이야기했듯이 유승민 의원이 이야기한 '보수 재건 3원칙', 그중에서도 한국당이 문을 닫겠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대승적 결단을 내리면 극적으로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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