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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새해 초부터 北·美 엇박자…김정은 ‘도발 예고’·트럼프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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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협상 교착국면서 엇갈린 반응 나와

세계일보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 관계가 새해 벽두부터 삐걱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 대신 공개한 전원회의 보고에서 ‘새로운 전략무기’ 언급과 함께 그동안 중단했던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시사하는 등 도발을 예고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가리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며 신뢰를 보냈다.

◆김정은 “새로운 전략무기 목격할 것”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위원장이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우리는 결코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북미) 대화를 불순한 목적 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와 ICBM 시험 중단 등 조치들에 미국은 한미 군사연습과 첨단무기 도입, 추가 제재로 응답했다면서 “우리 제도를 압살하려는 야망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세계 앞에 증명해보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김 위원장은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적대적 행위와 핵위협 공갈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가시적 경제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며 “머잖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 전략무기는 ICBM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김 위원장은 “우리의 (핵)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해 대화 여지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음을 시사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미국의 본심은 대화와 협상의 간판을 걸어놓고 흡진갑진하면서 저들의 정치외교적 잇속을 차리는 동시에 제재를 계속 유지하여 우리의 힘을 점차 소모약화시키자는 것”이라며 미국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편으론 “나라의 형편이 눈에 띄우게 좋아지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인정하고 경제발전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트럼프 “약속 지키는 사람이라 생각”

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을 보내고 있는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트럼프와 김정은)는 비핵화에 대한 계약서에 사인했다”며 비핵화가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내용의 첫번째 문장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그(김 위원장)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고 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예고했던 ‘선물’이 ‘꽃병’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에도 비슷한 말을 한 바 있다.

세계일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들은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를 통해 비핵화 방침 폐기 의사를 내비쳤음에도 신뢰의 메시지를 보내 약속 이행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지속적인 대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도발 위협의 파장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는 것 아니냔 시선도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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