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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2020년도 신년사에서 '어려움 극복'을 강조하며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여전한 경찰 지지 입장은 굽히지 않았습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1일 신년사에서 "2019년 우리는 전례 없던 어려움을 겪었으며,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추진으로 빚어진 혼란은 6개월이나 이어졌다"며 "이제 우리는 이 어려움을 끝내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람 장관은 "행정장관으로서 나는 나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며, 사태를 해결할 방안이 있다면 이를 겸허하게 듣고, 홍콩 사회의 문제와 뿌리 깊은 갈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홍콩을 새롭게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을 사회의 질서와 화합을 회복하겠다는 새로운 결의로 시작하자"고 역설했습니다.
하지만 시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람 장관은 홍콩 경찰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보여주는 행보를 했습니다.
람 장관은 지난해 12월 31일 저녁 완차이에 있는 경찰본부를 찾아 경찰들에게 직접 배식하며 경찰들을 격려했습니다.
람 장관은 "경찰이 없었다면 우리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위법행위자를 법에 따라 체포하는 것만이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며, 이를 통해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7개월 동안 홍콩 경찰은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여러분 모두가 흘린 땀과 피와 눈물로 우리의 앞날을 밝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현장에 있던 경찰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습니다.
홍콩 시위대는 지난 7개월 동안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과 위법 행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이는 시위대의 핵심 요구 사항으로, 홍콩 친중파 진영에서마저 정국 안정을 위해 이 요구만큼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람 장관은 독립 조사위 대신 경찰 민원처리위원회(IPCC)를 통해 경찰의 진압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IPCC에 참여해온 외국인 전문가들이 조사 권한 부족을 이유로 집단 사임하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맬컴 리프킨드 전 영국 외무장관, 찰스 마웅 보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의장 등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아일랜드, 리투아니아, 미얀마 등 각국 저명인사 38명은 람 장관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홍콩 경찰의 진압 과정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과 위법 행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홍콩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면서, 만약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가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올해 6월에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는 홍콩 정부가 인권 보장에 관한 국제 협약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조사할 예정입니다.
유럽연합(EU)은 홍콩의 인권 탄압에 책임 있는 인사를 제재하는 미국의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과 유사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호주도 이와 관련해 공중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하정 기자(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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