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원장 여상규 한국당 의원 오늘 불출마 선언]
"군사 정권도 이렇진 않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완벽한 좌파독재
黃대표 리더십도 비전도 안 보여… 내 지역구부터 보수통합 시작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 1일 본지 인터뷰에서 “좌파 독재를 막기 위한 보수 통합의 밀알이 되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기병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여상규(3선·경남 사천·남해·하동) 의원이 "한국당 전체가 기득권을 내려놓으면서 '보수 통합'의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며 2일 불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했다. 여 의원은 1일 본지 인터뷰에서 "여당이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마저 무시한 채,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일방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무력감을 동시에 느꼈다"며 "내가 물러나는 것을 시작으로 황교안 대표는 물론 우리 당 의원 모두가 '보수 통합'을 위해 스스로를 내려놓았으면 한다"고 했다.
판사 출신 3선 중진인 여 의원은 20대 국회 하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국회 입법 과정의 마지막 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 여 의원은 "여당과 친여 군소 정당들이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등을 신속 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7개월 만에 '군사작전'처럼 본회의까지 통과시키는 상황을 보면서 정치의 존재 가치가 사라졌다는 회의가 들었다"고 했다. 여 의원은 "선거법과 공수처법은 우리 사회의 기본과 근간을 새로 규정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강행 처리할 수 없는 법"이라며 "박정희 군사정권 때도 이렇게 하지는 않았는데 완벽한 좌파 독재의 모습이었다"고 했다. 여 의원은 이 과정에서 황교안 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의 대응도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모두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 했는데 의원들은 4월 '패스트트랙' 국회 충돌로 인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인지 몸을 사리거나 아예 나서지도 않았다"며 "'괜히 육탄 저지 나섰다가 나만 손해 보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었을 텐데 황 대표부터 우왕좌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정책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과 그 주변 행태를 보면 북한은 아주 가까이 지내야 할 우군(友軍)으로 생각하고 엄연한 대한민국의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완전히 적군(敵軍)으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지금처럼 국가 예산을 갖고 포퓰리즘 정책을 쓰면 베네수엘라나 그리스처럼 국가 경제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현 정권의 모든 정책은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으며 이대로 가면 우리 경제는 후진국 수준으로 몰락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황 대표가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해서 보수 통합이 진행되고 새로운 희망이 보이면 다시 출마해서 정치를 계속했을 텐데 아무리 둘러봐도 길이 안 보이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지난 11월 원유철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보수통합추진단이 출범했지만 그간 한 일이 뭐가 있느냐"고 했다.
"황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과 로텐더홀 철야 농성을 하면서 투쟁을 이끈 것까지는 좋았지만 최종 성과가 없었다"며 "결과가 안 나오는 투쟁은 리더십 부재(不在)로 해석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우리 당 의원 전체가 암흑 속에서 방황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여 의원은 "현재 황 대표를 보면 4월 총선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전혀 비전을 내놓지 않는데 사실상 '각자도생하라'는 얘기"라며 "그래서 저부터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보수 통합의 물꼬를 트라'고 주장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여 의원은 "한국당 텃밭인 제 지역구부터 보수 통합이 시작됐으면 좋겠다"며 "황 대표도 대표직에 연연해서는 안 되며 다른 의원들도 기득권을 포기해야 보수와 중도를 포함한 자유 진영의 대동단결이 이뤄질 것"이라고도 했다.
[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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