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친박’ 자처도…당에 “공천쇄신” 주문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
한 의원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대표 체제에 대한 비난과 비판이 많지만, 황 대표 체제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지난해 예산안이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통과 모습을 보면 군소정당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대표들은 자기들의 열매를 따 먹기 위한 ‘실업’(實業)을 하고 말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정치는 허업’이란 발언을 거론하며 “군소정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새기고 21대 국회를 준비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한 의원은 가족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던 중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 의원 생활 중 탄핵당하고 감옥에 가 계신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면서 “저를 용서해달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한 의원은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저를 가장 사랑해줬고 격려해줬던, 존경하는 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고 탄핵됐다는 인간적인 정 때문에 오늘 눈물을 흘린 것 같다”며 “탄핵을 막지 못한 건 중진의원으로서 잘못한 일이고, 개인적으로 용서를 빌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최근 당 안팎에서 황 대표 책임론이 대두되는 것과 관련해 “황교안이란 정치인이 10개월 동안 국민들에게 강한 야당 지도자상을 보여주진 못했을지 몰라도, 죽음을 각오한 단식과 투쟁으로 정치판에서 유일하게 진정성을 보여준 정치인이라고 평가한다”고 옹호했다. 그는 또 수도권 민심이 한국당에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두고는 “현역 의원들이 있는 지역구는 2∼3곳 빼놓고는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2일 국회 정론관에서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4선 한선교 의원이 눈물을 훔치며 단상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이어 한 의원은 “30석 정도를 더 가져오려면 새롭게 창당한다는 각오로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며 “공천 쇄신이야말로 진정한 보수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통합과 관련해 “과거 한나라당,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한국당에 들어온다고 보수통합의 진정한 의미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한 의원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인재영입위원장)이 보수통합의 조건 중 하나로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에 대해선 “탄핵의 강을 건너기 전에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며 “총선이란 이벤트에 앞서서 한 번쯤 필요한 순서”라고 말했다.
이날 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원조친박이라고 자처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맡았던 17대 국회에서 대변인으로 정치 인생을 시작해 경기 용인병에서 내리 4선을 한 중진의원이다.
한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앞서 김무성·김세연·김영우·김성찬·윤상직·유민봉 의원과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불출마를 선언한 김도읍·여상규 의원까지 불출마 선언을 한 한국당 현역 의원은 9명이 됐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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