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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대북 성과’ 자랑한 트럼프 재선 출마 앞두고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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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시험 중단’ 철회에 언론

“정치적 파장 가능성”

이란까지 ‘양대 외교난제’



경향신문

슈퍼맨 복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면을 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로즈볼 경기장에서 “슈퍼 트럼프 2020 미국을 계속해서 위대하게”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패서디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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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가 재선 도전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난제로 부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벽두부터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중단 철회’를 비롯한 대미 강경노선을 천명하고 나섬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웠던 대북외교가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의 해를 맞아 북한은 물론 이란 문제까지 ‘양대 외교난제’에 부딪혔다고 했다. ‘거래의 달인’을 자처,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와 차별화를 부각시키며 성공을 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 스타일도 도마에 올랐다.

CNN은 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공언한 ‘새로운 전략무기’가 ICBM 발사일 경우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연애사’는 태평양을 사이에 둔 위험하고 새로운 대치에 곧바로 녹아버릴 수 있다”고 했다. CNN은 다른 기사에서도 “김 위원장의 강경노선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재선 캠페인에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날 의회전문지 더힐 기고문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그가 직면할 중대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충고한 사실을 가리켜 “선견지명이 있는 예측이 됐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과 이란 문제를 난제로 지목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백악관에 당도할 많은 외교적 도전과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는 이란을 고립시키고 북한을 매료시키겠다고 장담했다. 그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기사에서 “개인기의 힘과 북한 경제발전에 대한 희미한 약속에 의존해 12명의 전임자를 괴롭혔던 문제를 일소할 수 있다고 믿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8개월간 실험의 끝을 알리는 듯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북한에 대한 고립 정책 중단이라는 ‘무거운 대가’를 지불하고 받은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자랑하며 전임 정권들이 풀지 못한 문제를 푼 것처럼 자랑했지만 실제 증거들은 그와 반대라는 것이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의 ‘화염과 분노’ 언사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재선이 있는 해에 김 위원장과 대결함으로써 외교정책 실패를 노출하고 38선에서 적대를 부활시킴으로써 얻을 정치적 이득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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