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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의원 “총선 불출마” 도미노…‘보수통합 판’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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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회 본관 앞에서 국민에게 세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의원 및 당직자들이 2일 국회 본관 앞에서 국민에게 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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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한선교 의원 가세

지금껏 현역 9명이 선언

‘패스트트랙 완패’ 싸고

비대위 구성 목소리 커져

황교안 대표 “보수 대통합”

탈당 인사들 재입당 허용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3선·경남 사천남해하동)과 한선교 의원(4선·경기 용인병)이 2일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랐던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의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불출마 이유로 들었다. 지난달 31일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부산 북강서을·재선)도 같은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당의 자성을 촉구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6선), 김세연·김영우(3선), 김성찬(재선), 유민봉·윤상직(초선) 의원을 합치면 이날까지 9명의 한국당 의원이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 완패에 따른 위기감과 자성론이연쇄 불출마로 표출되면서 지도부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도부 퇴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요구 등이 공개 분출되고 있다. 잇따른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당내 권력구도 재편 가능성과 보수통합 움직임도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속 불출마 선언의 파장은 지도부를 정조준했다. 여상규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며 “악법들이 날치기 통과되는 현장에서 우리 한국당은 매우 무기력했다”며 “지도부는 몸으로 막아야 할 의원들에게 전혀 용기를 북돋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걱정 말라, 책임지겠다’는 지도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도부에 심한 불만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여 의원은 비대위 구성을 거론하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그는 “(한국당이) 비대위 체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 지도부는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자유진영을 대동단결시킬 빅텐트가 가능하다”고 촉구했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영우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 등도 통합 비대위 구성을 언급한 바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 “여러 검토가 필요하다”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만 하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 중 다수가 보수통합을 언급하면서 통합 국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 국면의 무력했던 상황에 대한 반성과 총선 승리를 위한 해법은 통합뿐이라는 인식이 커진 결과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통합은, 닥치고 통합”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통합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복당을 요구했던 인사들의 재입당을 오는 10일까지 허용키로 한 것이다. 허용 대상에는 바른정당계 탈당파 전직 의원들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민 의원의 측근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합류했던 조해진, 류성걸 전 의원이 유력하다. 이들은 그간 재입당을 신청했으나 복당파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황 대표는 “대통합 차원이다. 나라를 위해서, 당을 위해서 다시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널리 드리겠다는 차원에서의 조치”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 비례대표 후보용 위성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1월 중 창당 절차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에 대한 여론이 곱지 않은 데다 창당 효과도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통합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비례자유한국당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통합을 하게 되면 당장 당명부터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잇따른 한국당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비례자유한국당 이적을 위한 수순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순봉·허남설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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