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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기득권 세력들 싸우는 동안 미래세대 볼모로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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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복귀 선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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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8년 전보다 더 악화됐다”…‘난장판 국회’ 질타

선거법 개정으로 수혜 예상…조기 복귀 힘 실었다는 분석도

신당 창당·바른미래당 재건 거론…새보수와 통합 가능성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58·사진)가 2일 ‘기득권 정치 타파’ ‘새 정치세력’을 강조하며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2018년 지방선거 직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지 1년6개월여 만이다. 당초 4·15 총선 전 복귀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기 등판키로 한 것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안 전 대표의 결심을 앞당긴 계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다당제 출현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도·보수 선점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안철수 변수’ 파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안 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깊이 생각했다”며 “이제 어떻게 정치를 바꿔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할지 상의드리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2018년 6월13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같은 해 9월 독일 유학길에 올랐으며, 지난해 10월 미국 스탠퍼드대 방문학자로 있었다.

안 전 의원은 정계 복귀 일성으로 ‘기득권 정치’ 폐해를 짚었다. 그는 “한국 정치는 8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때보다 더 악화하고 있다”며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미래세대들은 착취당하고 볼모로 잡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안 전 대표의 조기 복귀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새 선거법하에서는 지역 기반이 없는 정치세력도 인지도를 바탕으로 비례의석을 다수 확보할 수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연동률을 50%로 도입한 선거제도에서는 팬층이 확실한 정치인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안 전 대표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 복귀는 중도·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과 맞물려 총선 구도에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안 전 대표가 제3지대 중도정당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 전 대표가 새 정당을 만들거나, 소속 정당인 바른미래당 재건에 참여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당 상황을 정리하고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 경우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기존 바른미래당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손 대표 등 기존 정치세력과 함께하는 것은 이날 선언한 ‘어게인 새 정치’ 취지와 다소 다른 결이다.

안 전 대표가 보수진영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경우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중심의 보수통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황교안 대표는 리더십 평가를 받고 있고, 보수세력은 통합이 안되고 있다”며 “안 전 대표의 기회 포착 능력은 최고”라고 말했다. 안철수계 의원들까지 포괄한 ‘보수 빅텐트’ 구상은 가능성이 낮다. 안 전 대표가 기득권 정치 비판을 복귀 일성으로 강조했기 때문이다.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은 열려 있는 편이다. 안 전 대표는 중도보수층까지 아우르는 목표를 갖고 있고,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도 ‘개혁보수’를 강조했다. 다만 유 의원이 보수의 ‘적통’을 강조한 점은 양측 결합의 변수다.

안 전 대표는 이르면 이달 중순쯤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안 전 대표가 들어오는 대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각계각층의 국민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그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야권이 주목하는 외부인사 영입에 주력하거나 아예 제3지대 신당 창당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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