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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中 바이두, 새해 베이징서 유인 자율주행 택시 시범 운행...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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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베이징서 유인 자율주행 서비스 허가받아… 누적 주행 거리 300만 돌파
바이두 자율주행차 300대 vs 한국 82대… 빅데이터 격차 축소할 규제 완화 시급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百度, Baidu)가 최근 베이징시에서 승객을 태운 채 자율주행차를 운행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했다. 바이두는 베이징에서 최초로 해당 자격을 획득한 기업으로서 향후 유인 자율주행 테스트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 운행 대수, 시험 주행거리 등 실질적인 자율주행 생태계 구축 면에서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기업이 한국을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분야에서 한국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규제 완화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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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는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18’에서 베이징 본사를 생중계로 연결, 자체 기술 플랫폼 ‘아폴로’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자율주행차를 실시간으로 선보였다. /박원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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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승객 태운 채 달린다… 누적 주행거리 300만㎞

2일 중국 테크웹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두는 지난달 30일 베이징시 당국으로부터 승객을 태운 채 자율주행차를 시범 운행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구글 알파벳 산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Waymo)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베이징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베이징에서 이 면허를 취득한 건 바이두가 최초다. 앞서 지난해 11월 사람을 태운 자율주행 테스트를 처음으로 허용한 허베이성 창저우에서도 바이두는 1호로 허가를 받았다.

바이두는 2014년부터 자동차 연구개발을 시작해 2017년 자체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Apollo project)’를 선보였다. 꾸준히 성능을 개선해 최근 ‘아폴로 5.0’ 버전까지 공개한 상태다.

가장 눈에 띄는 데이터는 누적 주행거리다. 바이두는 자율주행 누적 주행거리가 300만㎞를 돌파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한국에서 진행된 모든 자율주행차 누적 주행거리 총합(71만6000㎞)의 4배 이상이다.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필수적인 실제 주행 데이터양에서 큰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 지방정부가 앞다퉈 자율주행 테스트를 허가해준 덕분이다. 바이두가 자율주행차량 테스트를 하는 지역은 중국 내에서만 23개 도시에 이른다. 베이징도 이번 허가를 내주기 직전인 지난달 13일 베이징 자율주행차 테스트 시행세칙을 바꾸는 식으로 규제를 완화했다. 처음에는 내부직원을 태우고 누계 기준으로 10만㎞를 테스트하고, 다음 단계에선 일반인을 태우고 50만㎞까지 테스트할 수 있도록 했다.

바이두는 작년 9월 후베이성 우한에서 국가스마트자동차테스트 시범구가 정식으로 문을 열 때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차량 상용 라이선스를 발급받기도 했다. 향후 돈을 받고 자율주행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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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는 중국(위)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주(아래)에서도 3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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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이 경쟁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바이두는 누적 주행거리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통국(DMV)이 집계한 자율주행차량 누적 주행거리에서 바이두는 웨이모, 제너럴모터스(GM) 자율주행차 부문 크루즈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두는 개방형 플랫폼인 아폴로를 통해 중국 기업 중 가장 많은 자동차 협력사를 확보, 일찌감치 데이터를 쌓아 왔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1위 자율주행 기업으로 꼽히는 구글 웨이모(Waymo)의 경우 2018년 10월에 이미 1000만마일(약 1610만㎞)을 돌파했다. 미국 정부 역시 적극적인 자율주행 규제 완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바이두, 300대 시범 운행… 한국 82대 그쳐

자율주행차 운행 대수도 마찬가지다. 바이두는 중국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량을 300대 이상 운행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한국에서 임시 운행허가를 받아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는 작년 11월 말 기준 총 82대에 불과하다. 전체 운행 대수가 바이두 한 개 기업의 4분의 1 수준이다.

한국 IT 기업 중에선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쏘카가 1만2000대 차량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올해 중 자율주행차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지만 누적 데이터 확보량, 규제 이슈 등을 고려할 때 성과가 나오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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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홈페이지 차량 공유 서비스 소개 화면. /쏘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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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원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략연구실장(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자율주행차 기술 수준은 한국이 중국보다 다소 앞선 것으로 평가됐으나 실제 필드 테스트 수준에서 차이가 나고 있다"며 "최근 기술 면에서도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에선 중국이 한국을 넘어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미래차 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차량을 2027년까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선 중국처럼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실제 도로 데이터를 축적하지 않으면 세계 첫 자율주행차량 상용화는 구호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자율주행차는 인터넷, 자동차, AI, 통신, IoT(사물인터넷), 내비게이션, 클라우드, 에지컴퓨팅, 차량 공유 등 다양한 업종이 교차하는 영역이라 파급효과도 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2020년 1890억달러(약 219조원)에서 2035년 1조1520억달러(약 1333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익 기자(wi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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