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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새판짜기' 가속화…빅텐트? 각자도생? 보수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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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구애-유승민 창당-안철수 복귀, 복잡한 통합 방정식

한국당 "통합 안되면 연대라도", 劉 "지금은 창당에 전력", 安 '침묵'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이은정 기자 = 4·15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새판짜기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이 있다. 지난해 말 진보 진영, 나아가 범여권으로도 불리는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시 보여준 수적 우위에 따른 반작용이다.

선거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의 국회 통과를 무기력하게 지켜본 것처럼 현재의 정치 지형으로는 정국 최대 분수령인 총선에서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깔렸다.

새해 벽두부터 보수통합으로 대표되는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당은 통합추진위원회를 제안한 것은 물론, 야권 인사들과의 물밑 접촉 사실을 우회적으로 알리며 군불 때기에 한창이다. 한국당은 '반문(반문재인) 빅텐트'를 기대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대상에 대해 "특정 정당이나 단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기존 보수세력은 물론 중도세력까지 겨냥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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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연합뉴스TV 제공]



다만 1차 논의 대상으로는 3일 바른미래당에서 집단 탈당한 유승민계를 꼽고 있다. 한때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교감했던 인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전날 탈당파의 재입당을 전면 허용키로 한 점도 이들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승민 의원 쪽과 계속해서 통합에 관해 이야기해왔다"며 "'큰 통합'이 목표이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유 의원 쪽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한국당은 안철수 전 의원을 비롯한 안철수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도 확장'을 다분히 의식한 것이다. '보수 빅텐트' 구상의 본질과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당 지도부에 속한 한 인사가 안철수계인 김중로·김삼화·김수민 의원과 직접 접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안 전 의원의 상징성 때문에 공을 들여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뜻대로 '보수 빅텐트'라는 야권 새판짜기가 가능할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유승민계가 바른미래당에서 탈당, 통합 논의에 참여할 가능성을 한층 키운 모양새지만, 한국당이 내민 손을 덥석 잡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5일 새로운보수당 창당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거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일단은 통합 논의 대신 새보수당 창당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유 의원이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온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헌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 짓자'는 보수재건 3원칙을 한국당이 얼마나 수용할지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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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정계 복귀 선언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안철수 전 의원은 전날 정계 복귀를 선언했지만, 구체적 행보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안 전 의원 앞에 바른미래당 잔류, 한국당과의 통합, 새로운보수당 합류, 새로운 신당 등 여러 선택지가 놓인 가운데 안 전 의원은 '귀국한 뒤 상의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힌 상태다.

다만 한국당 주도의 보수통합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안 전 의원의 측근인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국정운영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탄핵 당한 세력이 앞장서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과 연락을 한다는 분으로부터 '유승민이나 한국당과의 통합은 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당과 유승민 의원, 안철수 전 의원과의 보수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이들의 각자도생이 점쳐진다.

이번 총선에서는 새 선거법에 따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유 의원의 새로운보수당, 안 전 의원 모두 '독자 세력'을 구축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

유 의원이 '개혁보수'를 내걸며 '자강론'을 강조해 왔다는 점, 안 전 의원이 4년 전인 지난 20대 총선에서 이미 '안풍'(安風·안철수 돌풍)을 일으켰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탠다.

다만 한국당은 야권 새판짜기가 물거품이 돼 현 구도대로 선거를 치를 경우 패배할 수 있다는 절박감 아래 보수통합의 '플랜 B'로 총선에서의 '보수 연대'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체를 완벽히 보수 통합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일부는 이뤄낼 것"이라며 "보수통합이 안되어도 총선에서는 보수 연대를 해서라도 총선에서 승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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