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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솔레이마니 ‘참수 작전’ 고집한 트럼프… 휴가 중 중대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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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이애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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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총사령관 타격 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집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연례 크리스마스 휴가를 위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머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개입을 늘리는 일을 오랫동안 꺼려 온 ‘고립주의’에서 벗어나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다.

AP통신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라크 키르쿠크 미군 기지에 대한 로켓포 공격으로 미국인 계약업자 1명이 숨지고 미군 4명이 다친 후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이 여러 대책을 논의해왔으며 그중 한 가지가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에 대한 폭격이었다고 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솔레이마니 공격을 결정했으나 일부 보좌관들은 당장 미국인을 향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증거도 없이 솔레이마니를 공격할 경우 법적으로 정당성을 얻기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트럼프 대통령과 무장단체의 본거지를 폭격하는 안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뜻을 꺾지 않았다.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이 미군을 공격할 계획이라는 첩보는 2일에서야 입수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공격 시행 최종 지시를 내렸다고 AP는 덧붙였다. 행정부 관료들은 3일 의회에서 의원 보좌관들에게 이를 브리핑하며 이란의 의도와 공격 능력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했지만 그들이 언제 미국인들을 공격할 것인지 등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여부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비밀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다수의 행정부 관리들과 의회 고위층, 백악관 측근들이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에 대한 공격 사실을 내비친 이후였지만 신년 전야 파티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할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받자 언성을 높이면서 “나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이란이 누구보다도 평화를 원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이란은 전쟁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이 나면 아주 빨리 진행될 것이니까”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총사령관 살해 뒤 첫 연설인 3일 “이란 장군의 테러 통치는 끝났다”고 선언하면서 “우리는 어젯밤에 전쟁을 끝내기 위한 작전을 펼쳤다. 우리는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 작전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중요한 국가안보 관련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전했다. 앞서 2017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이곳 클럽 회원들이 모두 보고 있는 가운데 만찬을 하면서 북한 미사일 시험에 대한 강경 대응을 결정했다. 두 달 뒤에는 마러라고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중 시리아에 대한 미군의 미사일 폭격을 승인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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