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복수 상징 ‘붉은 깃발’ 게양에… 美, 중동에 3500명 추가 파병 4일(현지시간) 이란 중북부의 종교 도시 곰의 잠카런 모스크(이슬람사원) 돔 정상에 ‘피의 복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이 게양된 모습. 잠카런 모스크에 붉은 깃발이 게양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왼쪽 사진). 이날 미국 제82 공수사단 제1여단 전투팀 소속 장병들이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기지에서 중부사령부 관할 작전지역으로 향하는 항공기로 걸어가고 있다. 포트브래그=AP연합뉴스, 이란 국영TV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이란의 대미 보복 위협과 관련해 “그들이 우리를 공격했고 우리는 반격했다”며 “내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강력히 조언했는데도 그들이 다시 공격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이제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한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이란이 미국 기지나 미국인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최신 장비를 그들에게 주저없이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군부실세 거셈 솔레이마니를 잃은 이란의 반미 감정과 보복 위협이 거세지자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란은 오랜 기간 오직 골칫거리였을 뿐이었다”라며 “이란 공격을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고 말했다. 52곳의 목표물은 1979년 이란혁명 이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 미국인 52명이 1년 이상 억류됐던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일간지들은 미군 폭격으로 거셈 솔레이마니 소장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테헤란=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52곳 중 일부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중요한 곳들로, 해당 목표는 매우 신속하면서도 중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더 이상 위협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이 습격당하는 모습을 TV로 본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해 이란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솔레이마니 제거를 선택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란이 솔레이마니 사망 후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지역의 미국인이나 미국 시설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3500명의 병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군 당국자는 AFP통신에 “미국인과 미국 시설에 대한 위협 수준 증가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적절하고 예방적인 조치로서 (추가 병력이) 쿠웨이트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유족을 만나 “미국의 극악무도한 범죄를 보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라크에서는 미 대사관이 위치한 바그다드 그린존, 발라드 미 공군기지 등을 노린 로켓 공격이 잇따라 발생해 5명이 다쳤으나 사망자는 없다고 CNN이 전날 보도했다. 또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샤바브 요원으로 의심되는 괴한들은 미군과 케냐군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케냐 라무의 군사기지를 공격했다. AP통신은 케냐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최소 4명의 무장괴한이 사살됐다”고 전했다.

채드 울프 미 국토안보장관 대행은 전날 신규 국가 테러리즘 경보 시스템 공고를 발행했다. 공고는“이란은 미국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실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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