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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살얼음판 걷는 北·美관계…美 대선·이란 공습 등 맞물려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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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강경책·대화 재개 모두 제시 / 美 수용 쉽지 않아 교착상태 예상 / 美 이란 실세 살해 北 반응도 관심/ 노동신문 “정면돌파전 수행해야” / 정세현 “北 도발 말라는 메시지”

세계일보

올해 북·미 관계는 교착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북한은 연초 미국을 향해 강경책과 대화 재개의 두 카드를 모두 내밀었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와 최근 이란 공습까지 맞물리면서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5일 현재 북한은 지난 연말까지 이어오던 대미 담화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석 달 사이 20여 차례 이어진 릴레이 담화를 멈춘 것이다. 당시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고문,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등 당·군·외교 라인이 돌아가며 ‘말폭탄’을 쏟아냈었다.

북한이 지난해까지는 자신들이 정한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을 명분으로 미국을 향해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면, 올해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최근 벌어진 이란 공습 등 급변하는 정세를 감안해 ‘숨고르기’를 하며 돌파구 찾기에 골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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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군이 이란 군부 실세를 공습해 살해한 것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도 올해 북·미 관계를 가늠할 중요한 대목이 될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전원회의 결과를 보면 절제와 신중함, 운신의 최대폭을 확보하려는 고민의 흔적이 묻어난다”며 “미국 대선 판세와 향방의 불확실성, 중국·러시아의 중재 목소리 등 향후 추이를 봐가며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이 ‘시간은 북한 편’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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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레이마니 사령관. AFP연합뉴스


북한은 2017년 4월 미국이 북한과 우호 관계인 시리아의 공군기지를 공습하자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미국 백악관은 시리아 공습이 전 세계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라며 우회적으로 북한을 압박하자 북한이 이를 맞받아치기도 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북한은 아마 미국이 두 지역에서 동시에 적대 정책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유리한 기회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미군이 이란군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공습해 사살한 것과 관련해 이날 KBS 1TV ‘일요진단-기로에 선 한반도’에 출연해 “솔레이마니처럼 하겠다는 메시지는 아니고, 이렇게 위협적으로 나갈 때 군사적 도발을 하지 말라는, 미사일 같은 것을 쏘지 말라는 얘기를 돌려서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논설 ‘정면돌파전은 반드시 수행해야 할 시대적 과제’에서 “미국은 대화 타령을 하면서도 우리 공화국을 완전히 질식시키고 압살하기 위한 도발적인 정치·군사적, 경제적 흉계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며 지난달 28∼31일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정면돌파 사상과 전략을 철저히 구현해야 한다”고 ‘정면돌파전’ 수행을 주문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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