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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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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면역력뿐 아니라 치매·비만에도 영향 미치는 장내 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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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제2의 뇌’ 이론 급부상

프리바이오틱스와 만나면

장내 생존율 크게 높아져"

프로바이오틱스의 건강학 면역 세포의 70% 이상이 장(腸)에 분포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신체 면역력이 장에 달린 셈이다. 그리고 면역력은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에서 나온다. 면역력뿐만이 아니다. 고령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질환으로 꼽히는 치매,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 요소로 꼽히는 비만까지 장내 세균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리고 장내 세균 구성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프로바이오틱스다. 최근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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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적절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살아 있는 균’으로 정의했다. 몸속 100여 조에 가까운 미생물의 대사를 돕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일찍이 장내에 유익한 균이자 장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로 존재해 왔다.

장내 세균들 간 균형 깨지면 발병 위험

장내 세균의 균형이 깨지면 해로운 균이 득세하면서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발생해 각종 질병으로 이어진다.

장내 세균의 중요성 때문에 건강한 사람의 장내 세균을 이식해 질병을 치료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변 이식’ 혹은 ‘대변 이식술’로 불린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 유익균만 선별해 내시경이나 관장을 통해 환자의 장 속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최근엔 장이 ‘제2의 뇌’라고 불릴 정도로 인체 내 여러 생명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장-뇌 축’ 이론이 대표적이다. 장내 미생물이 자폐증·파킨슨병 등 정신신경계 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묵인희 교수는 알츠하이머병과 장내 미생물 간 상관관계를 밝혔다. 연구진은 뇌 안에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단백질을 축적해 치매를 유발한 쥐의 장내 미생물군이 정상 쥐와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반대로 치매 쥐에게 정상 쥐의 변을 이식해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를 유도한 결과, 뇌 안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의 축적이 감소하면서 전신 염증 반응이 줄었다.

장내 세균과 비만의 연관성도 대두하고 있다. 비만인의 장에는 지방 분해를 방해하는 비만 균(뚱보균)인 ‘피르미쿠테스’가 월등히 많다는 이론이다. 반대로 날씬한 사람의 장에는 정반대 기능을 하는 ‘박테로이데테스’, 이른바 ‘날씬 균’이 많다. 날씬 균은 장 기능을 향상하고 면역력을 높이며 지방 분해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게 해 살이 잘 찌지 않도록 돕는다. 실제로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주상연 교수팀이 비만과 정상 체중인 사람의 대장 속 장내 세균 농도를 분석한 결과, 뚱뚱한 사람의 변은 박테로이데테스균 농도가 적었다.

유익한 유산균 증식, 유해균 억제 기능

그렇다면 건강한 장 환경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 육류와 채소류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익균 비율을 높이기 위해 채식과 유산균이 다량 함유된 김치·된장 등 발효 식품 섭취를 권장한다.

하지만 음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것이 이를 보완한다. 지금까지 유산균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 모두 프로바이오틱스에 해당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균총의 분포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도록 돕는다. 식약처는 ‘유익한 유산균 증식’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 원활’ 등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을 인정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생존율’이 관건이다. 위산·담즙산으로부터 죽지 않고 소장까지 도달해 증식해야 비로소 제 기능을 한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일명 ‘프롤린 유산균’이 등장했다. 프롤린이라는 아미노산을 유산균에 첨가한 것을 말한다. 프롤린이 유산균과 만나면 유산균의 갑옷 역할을 해 균주 자체의 내산성(산에 견디는 정도)·내담즙성·안정성을 향상시킨다.

아울러 ‘프리바이오틱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프리바이오틱스란 유익균인 프로바이오틱스가 좋아하는 영양분, 즉 일종의 먹이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장까지 제대로 살아서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시 프리바오이틱스까지 함께 먹는 것을 권장하는 이유다. 식약처에서 지정한 프로바이오틱스 일일 권장량은 1억~100억 마리다.

류장훈 기자 ryu.ja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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