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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美·이란 갈등, 세계경제 악재…"하룻밤새 침체 유발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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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당분간 강세 이어질 듯

에너지 수입 의존도 높은 중국, 유럽 등 타격 예상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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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세계경제의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주요 경제지표도 개선세를 보이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리던 세계 경제가 중동지역 불안 때문에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국방부 전직 고위관리 출신인 마이클 말루프는 5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T에 출연해 "이란은 미국의 공격 이후 걸프 지역의 주요 수송로를 차단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세계 석유시장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심각한 골칫거리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차단한다고 가정할 경우 하룻밤 새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40%에 달하는 규모가 이 지역에서 수송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유가 급등은 물론이고 안전자산으로의 쏠림현상 등이 발생하며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 있고, 소비 위축 등의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동 이슈로 가장 먼저 움직임이 나타나는 곳은 바로 원유 시장이다. 이날 오전 9시58분 기준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0달러(0.82) 오른 63.86달러를 기록했다. 3월물 브렌트유도 장중 7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1%(1.87달러) 오른 63.05달러로 장을 마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약 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브렌트유 역시 3.6% 올랐다.


전문가들은 유가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미·중 무역합의 소식에 유가가 반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지역 불안감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 유럽 등 수입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에너지 수입국들은 (유가 급등시) 가계수입과 지출이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떨어질 경우 한국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에너지 수입에만 의존하지 않는 신흥국들의 경상수지는 유가 상승시 소폭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가장 큰 원인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일어날 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상되는 이란의 조치로는 ▲걸프지역의 석유시설을 겨냥한 공격 ▲호르무즈해협이나 홍해의 해상 석유수송 방해 ▲레바논 지원세력을 통한 이스라엘 공격 ▲예멘 반군을 통한 걸프지역 국가들에 대한 공격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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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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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미국에서 셰일오일 생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유가가 특정 이슈에도 박스권을 오갈 뿐, 과거 오일파동 당시처럼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시설이 피격됐을 때에도 유가가 하루만에 20% 급등했다가 보름여만에 회복한 바 있다. 이란과의 사태가 격화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승인할 수도 있다. 일단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다.


따라서 시장 전문가들은 월요일 미국 금융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만일 미 시장의 충격이 크지 않다면 아시아 시장으로의 확산 가능성도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6일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대폭 하락하며 시작됐다. 9시11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72%(406.79포인트) 하락한 23249.83에 거래됐다. 토픽스 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1.39% 하락 출발했다.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0.33% 하락 출발했다. 금 현물 가격 역시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10시25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1.38% 오른 온스당 1573.5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최근 잦아들었던 안전자산 쏠림현상이 다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 역시 출렁였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하락폭을 1% 이상으로 키우다 오후 1시58분 현재 0.88% 하락 중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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