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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미국·이란 갈등 속에 IS 살아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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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8월 케냐 라무지역 내 미군기지에서 국기에 경례하는 미 병장. 라무|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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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테러조직이 다시 부상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고드스 특수부대 사령관 제거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고 반미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현재 상황이 테러조직들의 활동 공간을 넓혀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궤멸직전에 몰렸던 이슬람국가(IS) 등의 재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지난 5일(현지시간) 케냐 만다베이의 미군 공군기지를 공격해 미군 1명과 도급업자 2명 등 미국인 3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알샤바브 대원 5명도 사살됐다. 이 기지에 주둔하는 미군은 150명 가량으로 동아프리카군에 훈련과 대테러 지원을 제공한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에 야기된 또 하나의 공격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소말리아에 거점을 둔 알샤바브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수니파 무장조직으로, 시아파인 이란과 연관성은 떨어진다. 다만 이슬람권의 반미 분위기를 타고 테러조직의 미군 시설 공격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케냐 언론 더스타는 6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가셈 솔레이마니가 테러리스트이며 그의 타깃 중에 케냐가 있었다고 했다”면서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최대 동맹국인 케냐는 이란·미국의 분쟁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이라크·시리아 점령지에서 밀려난 IS가 부활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라크에서 IS 퇴치 작전을 수행 중인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은 5일 성명을 내고, 이라크 내 병력과 기지 보호를 위해 대IS 작전을 일시 중단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슈아 A 갤처 전 미 국가안보회의(NSC) 대테러 수석국장은 5일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또 다른 위협을 처리하기 위해 현존하는 위협에 대한 대처를 중단한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의회는 이날 정부가 미군을 포함한 이라크 주둔 외국군 철수를 요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가결했다. 정부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군 철수 논의는 IS에 기회가 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 중동 문제 고문을 지낸 다니엘 베나임은 뉴욕타임스(NYT)에 “미국과 이라크에게는 나쁜 결과를, IS에게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AP통신도 “미군 철수 논의가 IS가 이라크에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중동을 훨씬 더 위험하고 불안정한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IS는 지난해 3월 마지막 근거지였던 시리아 바구즈에서 물러났고 IS를 이끌었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지난 10월 미군의 공습을 피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IS는 점령지와 우두머리를 잃어 소멸하는 듯 했으나, 최근 이라크·시리아의 정정불안을 틈타 재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25일 보도했다. 이란과 국경을 접한 이라크 북동부 디얄라 지방에서 IS의 공격이 눈에 띄게 늘었다.

IS가 중앙아시아, 서아프리카 등지로 세력을 확장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달 26일 IS서아프리카 지부(ISWAP)는 선전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ISWAP가 나이지리아의 특정되지 않은 야외 장소에서 1명을 사살하고 10명을 참수하는 56초 분량의 동영상을 유포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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