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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솔레이마니 장례식에 수백만 운집… "미국에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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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도 눈물 보여

외무장관 “트럼프, 이런 인파 본 적 있나”
한국일보

6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미군에 사살당한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진 가운데 수백만 인파가 거리로 나와 추모 행렬을 이루고 있다. 테헤란=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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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이 6일(현지시간) 국장으로 치러졌다.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이 “피의 보복”을 다짐하는 수백만 애도 인파로 뒤덮였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장례식 인도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테헤란 도심에 위치한 테헤란대학교에서 의회의장, 대통령, 사법부 수장, 혁명수비대 사령관 등 핵심 지도부와 함께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관 앞에 서서 장례식을 인도했다. 갈라지는 목소리로 쿠란 구절과 추모 기도문을 낭송하던 그는 눈물을 흘리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을 애통했고, 이 장면은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신정일치 체제의 이란에서 ‘신의 대리인’으로 일컬어지는 최고지도자가 눈물을 흘리는 건 매우 보기 드문 일이다.

테헤란대 외곽은 검은 상복 차림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초상화를 손에 든 애도인파와 반미 시위대로 가득 찼다. 이들은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고, ‘가혹한 복수는 우리의 권리’라는 손팻말을 든 이들도 눈에 띄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란 국영언론은 이날 장례행렬에 참여한 인원이 수백만에 달한다며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끌었던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사망한 1989년 이후 최대 인파가 운집했다고 보도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테헤란의 유서 깊은 모스크 ‘무스알라’에 시민 참배를 위해 며칠간 안치된 뒤 고향인 케르만에 묻힐 예정이다.

솔레이마니의 죽음 직후 반미 감정이 고조되면서 이란 국민들은 전례 없이 결속하는 모습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거리를 가득 채운 장례행렬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언급한 뒤 “살면서 이와 같은 사람들의 물결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트럼프 당신은 여전히 우리 지역에 대한 광대들의 조언을 들으려 하는가. 또 이 위대한 국가와 국민들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서아시아에서 악의적인 미국의 주둔은 끝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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