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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솔레이마니, 드론으로 미군 노리다 드론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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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피하는 기술 적용된 드론, 시아파 민병대 '헤즈볼라'에 넘겨

작년 10월 이라크 미군 공격 지시

이란, 솔레이마니 후임 임명

가니 사령관 "우린 전쟁의 자식들"

조선일보

가니 사령관


미국이 지난 3일 제거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은 드론(무인기)을 활용해 미국을 공격하려다 미국이 띄운 드론에 의해 살해됐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측이 위험을 사전에 없애기 위해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솔레이마니는 작년 10월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이 내려다보이는 바그다드 티그리스강 건너편의 한 빌라에서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리더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솔레이마니가 "이란이 신형 무기를 제공할 것이니 미국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는 복수의 이라크 측 관계자 증언이 나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이 무렵 솔레이마니는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중 카타이브 헤즈볼라(KH)에 이란이 개발한 드론으로 이라크 내 미군을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란이 KH에 공급한 드론은 레이더를 피하는 기술이 적용된 것이었다. KH는 이란으로부터 넘겨받은 드론으로 일단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의 상공을 정찰하며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들어 친이란계 민병대의 공격은 가시화됐다. 12월 13일 바그다드국제공항 인근에서 로켓포탄이 이라크군의 반테러 작전을 펼치는 요원들에게 날아들어 5명이 부상을 입는 일이 발생했다. 12월 27일에는 이라크 키르쿠크 미군 기지에 30여 발의 로켓포탄이 쏟아져 미국인 민간인 한 명이 사망했다. 이 같은 공격이 KH에 의해 이뤄졌다고 판단한 미군이 12월 29일 KH의 이라크와 시리아 내 근거지 5곳을 폭격해 25명 이상이 숨졌다.

5일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을 치른 이란은 그에 대한 추모 분위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란 남서부 관문인 아흐바즈국제공항을 솔레이마니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테헤란 근교 고속도로에도 솔레이마니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이란 국영 방송사들은 이란 국기로 덮은 솔레이마니의 관을 붙잡고 울부짖는 이란인들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내보냈다.

한편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솔레이마니의 뒤를 잇는 혁명수비대 내 쿠드스군 사령관으로 이스마일 가니(63) 부사령관을 승진 임명했다. 가니는 1980년대 솔레이마니와 함께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공을 세운 인물이다. 1998년 솔레이마니가 쿠드스군 사령관이 될 때 부사령관을 맡아 22년간 호흡을 맞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니는 군사 작전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중동의 친이란계 무장 세력을 지원하는 역할을 오래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2년부터 테러 단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가니는 최근 이란 국영 언론 인터뷰에서 "솔레이마니와 나는 전쟁의 자식들로서 전쟁터의 동지였고 전투를 통해 친구가 됐다"고 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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