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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슈 오늘의 미디어 시장

감정 읽어내는 안면인식… 벽면 전체가 화면인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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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이하 현지 시각)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만달레이베이 호텔 전시관은 전 세계에서 온 400여 취재기자로 가득 찼다.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 개막 사전 행사인 'CES 언베일드(Unveiled)'를 보기 위해서다. 240여 업체는 1평 남짓한 작은 부스에서 사용자의 기분에 따라 그날 화장 색깔을 권하는 제품, 개인용 항공기인 플라잉 곤돌라, 스마트센서가 달린 기저귀 등 첨단 제품을 선보였고, 기자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면서 메모했다. 작년에도 이 행사를 본 관계자는 "작년엔 재밌지만 실현 가능성은 떨어지는 기술이 적지 않았고, 올해는 당장 일반인에게 팔 물건을 들고 온 곳이 많다"며 "테크놀로지가 우리 생활의 문 앞에서 노크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세계 TV 1·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20'에서 신기술 경쟁을 벌인다. 위는 삼성전자가 5일(현지 시각) CES 개막 사전 행사인 '삼성 퍼스트 룩'에서 공개한 292인치 크기의 마이크로 LED(100만분의 1m 크기의 초소형 전구로 만든 TV) 화면. 아래는 LG전자가 공개한 OLED 롤러블 TV. 이 TV는 말려있던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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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개막하는 CES 2020의 키워드는 '기술의 진화(進化)'다. TV·냉장고와 같은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거울이나 기저귀까지 모두 기술에 올라타, 첨단 제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안면 인식 기술은 인간의 감정까지 읽어내는 수준에 근접하고 있고, 디지털 치료법은 단순히 혈압·맥박을 측정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의 통증을 줄여주는 경지까지 도달했다.

◇똑똑해진 기저귀와 화장품

이날 언베일드 행사에서 미국 업체인 스마디는 의료진이나 보호자가 알아차리기 전에 환자가 대소변을 봤는지 스스로 확인해 알람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기저귀를 선보였다. 한국 업체인 룰루랩아이콘.AI는 인공지능과 안면인식 기술로 사용자의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맞춤형 미용 설루션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증강현실(AR)을 통해 가상 메이크업까지 가능한 제품을 내놓았다. 로레알은 사용자가 얼굴 사진을 찍으면 피부와 머리카락 색에 어울리는 톤의 화장품을 만드는 '페르소'를 공개했다.

안면 인식 기술도 진화했다. 대만의 비디오 편집 소프트웨어 업체 사이버링크는 이번 CES에서 인공지능(AI) 얼굴 인식 엔진인 '페이스미'를 선보인다. 얼굴 표정을 인식해 사람의 나이와 성별, 감정을 식별하는 안면 인식 기술이다. 음성 인식 기술을 주도하는 아마존구글도 각각 알렉사와 어시스턴트의 반응 속도·정확도를 개선한 차기 버전을 내놓을 전망이다. 다소 말귀가 어두웠던 AI 음성인식 비서가 한층 똑똑해지는 것이다.

이용자가 따로 기기에 말을 안 해도, 과거 이용 패턴을 분석해 사용자의 마음을 알아채는 인공지능 가전도 대거 나온다. 삼성전자LG전자는 냉장고에 보관한 식재료를 파악해 레시피를 제안하거나 부족한 식재료를 안내하는 냉장고를 선보인다. 옷의 재질을 판단해 스스로 최적의 방법으로 빨래하는 세탁기도 나온다.

◇통증을 줄여주는 디지털 치료 기술

예전에 주로 혈압과 맥박 수, 현재 신체 상태 등을 측정하는 게 주기능이었던 헬스케어 기기들은 치료와 안정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미세 진동과 같은 저자극으로 두통 등 통증을 완화하거나 코골이를 막는 기술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업체인 엑소시스템즈는 약화된 관절 주위에 붙여두면 전기자극을 주어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하는 '엑소리햅'을 공개한다. 터치포인트(TouchPoint)는 부드러운 미세 진동을 사용해 뇌를 진정시켜, 복통이나 두통을 완화시키는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텐마인즈는 취침 중인 사람의 머리 위치와 호흡 패턴을 분석하고 코골이가 시작되면 베개 안쪽 에어백을 조정해 취침 자세를 바로잡게 하는 '모션필로2'를 내놓는다.

환자 치료에 AR·VR(증강·가상현실)을 적용한 기술도 등장한다. 힐리옴(Healiom)은 VR 가상현실로 여행을 하는 화면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가 스트레스와 불안·고통을 줄이는 시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벽면 전체가 화면인 신개념 TV

주변 상황이나 화면 속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청 환경을 만드는 '반응형 TV'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해 소리가 TV에 탑재된 스피커를 따라 움직이는 'OTS+' 기술과 주위 환경을 자동으로 인식해 화면 밝기를 조정해주는 '어댑티브 픽처' 기술이 적용된 'QLED 8K TV'를 공개했다. 삼성은 또 88·150·292인치인 '마이크로 LED' 신제품도 공개한다. 한 개 벽면이 통째로 TV 화면이 되는 셈이다. LG전자는 TV를 벽에 완전히 붙일 수 있는 '벽 밀착 디자인'을 선보였다. 외부 소리를 감지해 볼륨을 키워주는 기능과 스포츠를 시청할 때 선호하는 팀의 경기 일정을 알려주는 LG 올레드 TV도 공개했다.





라스베이거스=김성민 기자(dori2381@chosun.com);라스베이거스=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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