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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3차 대전' 폭풍검색한 미국인들, 이란은 "미국에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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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편집자주] 온라인 뉴스의 강자 머니투데이가 그 날의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선정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드립니다. 어떤 이슈들이 온라인 세상을 달구고 있는지 [MT이슈+]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MT이슈+]드론 공습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한 미국, 이란과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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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이라크 아자브에서 카심 솔레이마니 IRGC 쿠드스군 사령관의 죽음을 기리는 장례식이 치러졌다./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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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 해외 공작을 총괄하는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를 살해했다. 미래에 있을 이란의 공격 계획을 저지한다는 이유에서다. 솔레이마니 사살 이후 이란이 미국에 대한 '피의 복수'를 다짐하며, 두 나라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드론 공습으로 솔레이마니 제거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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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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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3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진행한 공습 작전으로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날 오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던 솔레이마니를 드론으로 공습해 사살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는 미군이 솔레이마니 등을 태우고 떠나던 차량 2대를 표적으로 삼았으며, 이번 공습으로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시아파 민병대가 공개한 동영상 속에는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솔레이마니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공격을 받아 찌그러진 모습이 담겼다.

미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번 조치가 취해졌다면서 추후 이란의 공격 모의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솔레이마니는 이라크와 이 지역에 있는 미국 외교관 및 군인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면서 "이번 공격은 이란의 공격 계획을 그만두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측 한 고위 관리는 지난달 27일 이란이 후원하는 민병대의 공격으로 미국인 민간 건설업자 1명이 숨진 뒤 이러한 고도의 기밀 임무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국가 기둥' 솔레이마니 사망해 분노한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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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총사령관의 시신을 운구중인 차량 주변에 모여든 이란인들./사진=AFP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이란은 분노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공개적으로 미국에 대한 보복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시민들도 거리로 나와 반미(反美) 시위를 진행했다.

CNN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솔레이마니의 딸이 '아버지 복수를 누가 하느냐'고 묻자 "우리 모두가 할 것"이라고 답하는 등 미국에 대한 보복을 시사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도 "솔레이마니를 암살한 자들은 '가혹한 보복'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헤란, 이라크 바그다드 등에서는 시민들이 솔레이마니의 추모 시위를 벌였다. '피의 복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이 등장했으며, 시민들은 "미국에 죽음을" 등 반미 구호를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이 이토록 분노하는 까닭은 현지에서 솔레이마니의 죽음이 순교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 솔레이마니는 이란혁명수비대 최정예로 꼽히는 쿠드스군을 지휘하며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숱한 전과를 남겼다. 2018년부턴 이라크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현지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란의 많은 사람은 이런 그를 국가의 기둥으로 생각해왔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로 인해 이란 정권이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대해 미국에 보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낄 가능성도 크다. 가디언에 따르면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에서 친(親) 이란 무장단체들을 동원해 일종의 연합 작전으로 미국에 보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이란 52곳 공격할 준비 완료" vs 이란 "백악관 직접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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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흐센 레자에이 전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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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가 강 대 강 대치를 지속하며 중동 지역에서 전운이 돌고 있다.

이란의 한 국회의원은 백악관에 대한 직접 공격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5일 미국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이란 현지 통신 INLA를 인용, 이란의 국회의원인 아볼파즐 아부토라비가 "우리는 백악관을 직접 공격할 수 있고, 미국의 영토에서 작전을 수행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미국의 공격에 응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이란이 미국 시설들을 타격할 경우 미국은 52곳의 이란 목표물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위터에 "미국은 이미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중요한 52곳의 목표물들을 선정해 놓았다. 이란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매우 신속하고 강력하게 이들에 대한 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목표물 52곳은 1979년 말부터 1년 이상 테헤란 미국 대사관에 인질로 잡혀있던 52명의 미국인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모흐센 레자에이 전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지난 5일 미국이 이란의 목표물들을 공격한다면 이스라엘의 도시들인 하이파와 텔아비브를 먼지로 만들어버릴 것이라고 선언하며 트럼프의 경고를 맞받아쳤다.



이란, 사실상 핵합의 탈퇴…핵 위기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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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반대하고 이라크 철군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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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레이마니의 죽음으로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자칫 이번 사태가 핵 위기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BC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이란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농축 능력, 농축 우라늄 농도, 연구·생산 등에 제한이 더는 없게 됐다"고 선언했다.

이란 정부는 이어 "지금부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오로지 기술적 필요성에 근거해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핵합의를 사실상 탈퇴한 셈. 이로써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이 2015년 7월 타결한 핵합의는 4년 반 만에 존폐 위기에 처했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일방적으로 핵합의에서 탈퇴했다.

미국 핵합의 탈퇴, 경제제재 등에 반발해 이란은 이미 핵합의에서 정한 농축 우라늄 및 중수 저장 한도, 우라늄 농축도 상한을 넘긴 상태다. 또 이란은 2000km까지를 사정거리로 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충돌로 이란의 핵무장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BBC는 "실제로 이란이 어떤 조치에 나서냐가 중요하다"며 "만약 우라늄 농축도를 20%까지 끌어올릴 경우, 핵무기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국에서는 3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폐지된 군 징집제도가 부활할 것이라는 루머가 떠돌고,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에는 '3차 세계 대전'이 등장했다.

현재로서는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으로 나설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이 사이버 공격으로 보복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전면적인 군사 충돌이라는 최악의 경우를 피하면서 복수라는 명분을 지키기 위함이다.

CNN에 따르면 이란은 친이란 민병대를 내세운 중동 대리전 등 군사 수단을 갖고 있다. 이외에 허위 정보 유포를 포함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해킹 자문업체 '사이스'(Scythe) 설립자 브라이슨 보르트는 "이란은 체면치레를 위해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하지만, 전통적인 군사 충돌로 긴장을 고조하진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란의) 사이버 공격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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