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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美국방부, 트럼프 ‘이란 문화유적 공격’ 주장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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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측근 그레이엄도 “이란 문화와 전쟁하는 것 아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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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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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문화유적지도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수장이 일축하고 나섰다. ‘이란 문화에 중요한 곳’을 공격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반달리즘’(문화유산ㆍ예술품 등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이자 ‘전쟁범죄’라는 비판과 지적이 쇄도하자, 국방부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날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 문화유적 공격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미국은 무력충돌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 준수가 이란 문화유적을 공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의미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것이 무력충돌법”이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이란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피살과 관련해 미국에 보복할 경우 52곳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이란과 이란 문화에 중요하다”면서 “그 표적들을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문화에 중요한 곳’이라는 언급은 문화 유적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고, 해당 발언은 이란의 거센 반발은 물론 국제 사회로부터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범죄라는 비판을 받았다. 유네스코 주도로 1954년 체결된 헤이그 협약(무력충돌 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협약)은 문화재를 군사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AP 통신은 “에스퍼 장관의 공개 발언은 국방부와 미군 당국자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들은 확실하고 위협이 되는 상황을 제외하면 민간 시설과 문화, 종교 유적지에 대한 공격은 법적으로 금지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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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초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연방사법인준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그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공화당)을 환영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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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유적지 공격’ 주장을 정면 부인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조차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던졌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나는 오늘 대통령에게 우리는 이란인들의 문화와 전쟁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라면서 "문화ㆍ종교 유적지는 합법적인 타깃이 될 수 없다"며 "문화 유적지를 군사 공격의 표적으로 삼는 것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의 효과를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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