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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대화·압박'으로 미국·이란 충돌 중재 나선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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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외교장관,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 / “결국 양자택일해야” 관측도

세계일보

이란이 사실상 핵 합의(JCPOA) 파기를 선언하고 미국과 무력 충돌의 가능성마저 고조되는 가운데 유럽이 중재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더는 핵 합의에 규정된 제한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란의 발표를 매우 우려한다”면서 “이란이 핵 합의에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것이 이란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모든 당사자에 자제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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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거행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에 모여든 군중. AFP연합뉴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럽은 모든 당사자와 대화하고 있다”면서 “모든 외교 채널을 작동시키기 위해 EU 외교장관 특별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특별회의는 핵 합의에 규정된 분쟁 해결 절차를 가동하고 압박을 통해 핵 합의를 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절차는 향후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선 8일에는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외교·안보대표와 집행위원단이 모여 향후 대응 방안을 조율할 계획이다.

이날 보렐 대표도 트위터에 “핵 합의에 대한 이란의 최근 발표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종전과 같이 우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안정과 세계의 안보를 위해 모두가 핵 합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이제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모든 관련국과 계속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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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의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사살 후 경계 태세가 강화된 가운데 미국 뉴욕 시 경찰이 6일(현지시간) 타임스스퀘어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WSJ은 이번 사태로 유럽이 미국과 이란 사이 양자택일을 강요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중동의 안정을 위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던 유럽이 이제 어느 한쪽 편에 서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은 유럽 동맹국이 자국 편에 서도록 압박할 것이며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집단 방위 조약에 대한 논의로 번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동의 위기는 곧 유럽의 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동에 파견된 유럽 병력이 위험에 빠지는 것은 물론 2015년 유럽의 난민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블룸버그 통신은 “솔레이마니 살해는 EU에는 단순한 충격 이상이며 그것은 하나의 재앙”이라면서 “프랑스와 독일, 영국의 10여년에 걸친 외교적 노력의 결실은 파괴됐다”고 평가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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