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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란 "美 보복땐 본토 공격하겠다"…트럼프는 일단 대응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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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트럼프, 외교안보 참모와 협의 중"

트럼프 "괜찮다" "현재까진 문제없다" 트윗

CNN "미사일 낙하지점 미군 없는 지역"

이란혁명수비대 "美 보복하면 美본토 공격

UAE 두바이와 이스라엘 할리파도 목표물"

백악관 근처 경계 태세 강화

중앙일보

2018년 12월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와 이라크에 있는 아인 알 아사드 공군기지를 방문했을 때 모습. 이 기지는 7일(현지시간)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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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7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을 향해 십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 공격을 개시한 가운데 미국은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은 이란의 보복 공격 소식이 전해진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안이 보고됐으며, 대통령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보고 받았고, 사안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외교·안보 참모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소식이 전해진 뒤 3시간 만인 오후 9시45분 트위터를 통해 "괜찮다(All is well!)"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란에서 이라크 내 군사 기지 두 곳에 미사일이 발사됐으며, 현재는 사상자와 피해 규모에 대한 평가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는 문제없다(So far, so good!)"며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미군 사상자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또 "우리는 세계 어느 곳보다 가장 강력하고 좋은 장비를 갖춘 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알 아사드 기지 내 미사일이 떨어진 지점은 미군이 머무는 지역이 아니라는 초기 평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이라크 군 관계자는 CNN에 "기지 내 이라크인 사상자가 있다"고 전했다.

공격 개시 소식이 알려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밤 대국민 발표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폭스뉴스는 오후 8시께(현지시간) 대통령 입장 발표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트윗을 통해 "내일 아침에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는 "이란은 그들이 하지 말아야 할 어떤 행동이라도 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매우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란 공격 직후 성명을 통해 이란의 미사일 발사 사실은 확인했지만, 향후 미국의 대응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이 미국을 공격할 경우 더 큰 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던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 모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미국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보복할 경우 이란은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CNN이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텔레그램을 통해 "펜타곤(미 국방부)이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그럴 경우 "이번엔 우리가 미국에서 너희에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은 백악관을 비롯한 주요 시설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과의 긴장 상황에 대비해 오늘 밤 백악관과 인근 지역에 대한 보안이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소총으로 무장한 미 비밀경찰국(USSS) 대원들이 백악관 근처 검문소를 지키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는 텔레그램을 통해 "만약 이란 땅이 폭격을 당하면 우리는 UAE의 두바이와 이스라엘의 하이파를 조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주장과 달리 미 국방부는 이란이 공격을 감행한 이후 현재까지는 이란에 대한 재보복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 2일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를 폭사시킨 이후 트럼프 대통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이 보복을 감행할 경우 미국은 재보복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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