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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고민 깊어지는 한국군 파병…이란 "美우방, 가담 말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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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전면전 치닫나 ◆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점차 고조되면서 한국 정부도 파병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란과의 관계와 한미동맹을 놓고 호르무즈에서 역할을 고민하던 차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군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노골적으로 요구해 결정 시기가 당겨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우리 정부는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8일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선박과 국민 보호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유사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앞서 7일 해리스 대사가 국내 언론사와 인터뷰하면서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희망한다"고 밝혔으나, 최근 미국에서 파병과 관련한 추가 요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 측 요청에 따라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호위연합체에 연락장교를 파견한 뒤, 아덴만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 작전 구역을 호르무즈로 바꾸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다.

현재 아덴만에 나가 있는 강감찬함이 왕건함과 임무를 교대하는 다음달께 청해부대 작전지역을 호르무즈 해협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이었다. 청해부대는 4000t급 이상 구축함 1척, 링스헬기 1대, 병력 3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청해부대 31진인 왕건함은 현재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1800㎞이고, 함정으로 사흘이면 닿을 수 있다.

지난 5일에도 청와대 국가안보실(NSC)이 회의를 열어 파병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원유 도입 루트에서 7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안정, 한미 관계, 이란·이라크 등과의 경제협력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좁은 곳은 폭이 39㎞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분쟁 때마다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드는 등 사실상 군사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중동산 원유 수송 선박의 안전 확보를 명분으로 인근 해역에 자위대를 파견하기로 한 일본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 상황에서 (자위대 파견과 관련해) 변경은 없다"며 "현지 상황을 주시하면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에 보복 공격을 감행한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우방이 우리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 측 반격에 가담하면 그들의 영토가 우리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미국의 우방국들을 위협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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