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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최형진의 오~! 뉴스]
□ 방송일시 : 2020년 1월 9일 목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 美 황당한 방위비 인상요구에 대한 정부 원칙적 대처 긍정적
- 파병과의 연계 협상은 별개로 대응할 필요
- 중동 원유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미국, 원유수송로에 사활이 걸린 나라에 파병 요청하는 건 염치없는 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2부는 오 인터뷰 코너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게스트 모셔보죠.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이하 정욱식): 안녕하세요.
◇ 최형진: 바로 이야기 나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중동에 전운이 감도는데요. 미국과 이란의 정면충돌이 계속되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했는데요.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만, 이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이란이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표적으로 지목하겠다, 이런 입장을 밝힌 상황인 거죠?
◆ 정욱식: 네,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어제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직후에 성명을 발표해서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는 국가에 대해서 이란이 보복조치를 취하겠다. 이런 입장을 밝힌 상황인데요. 공교롭게도 그 바로 직전에 주한 미국대사인 해리스 대사가 파병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을 정식 요청했다기보다는 희망한다. 한국도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해상수송로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파병을 희망한다, 라고 에둘러서 표현했죠.
◇ 최형진: 지금 일본의 자위대는 출발을 했죠?
◆ 정욱식: 아닙니다. 아직 출발한 상황은 아니고요. 아마 다음 달 정도로 예정되어 있는데. 그런데 일본하곤 조금 다릅니다. 일본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호르무즈에 파병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2개월 전쯤에 일본의 유조선이 공격을 당한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그 사례에 대한 어떤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서 호르무즈 해협보다는 바로 그 아래쪽의 해양에서 주로 정보수집 임무를 띠고 지금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에 있습니다.
◇ 최형진: 지금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가 가진 고민의 무게가 크겠죠?
◆ 정욱식: 아무래도 동맹국인 미국의 요청도 있고. 그렇지만 이것이 좀 명분이나 우리의 국익을 볼 때 이게 과연 바람직한 선택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최근 들어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된 데에는 1차적으로는 미국의 책임이 큰 것이죠. 이란이 핵협정을 잘 지키고 있던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그 협정에서 탈퇴를 하고 또 원유수출 차단을 비롯한 강력한 경제제재를 부과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호르무즈에서 여러 가지 아주 명확하게 드러난 것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여러 가지 충돌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해협 일대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그런 상황에 있거든요. 그래서 그 원인을 제공한,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명분이 있는 것이냐, 라고 하는 차원의 문제가 있고. 또 우리의 이익에 관점에서 볼 때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에 가담하면 반격을 가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얘기한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이 우리의 해양안보에 기여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위태롭게 하는 그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명분과 국익의 관점에서 볼 때 모두 합당한 선택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최형진: 그러면 파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입장이십니까?
◆ 정욱식: 그렇죠. 너무 좌고우면할 필요 없다 생각이 듭니다. 지금 많은 나라들이 방금 전에 말씀드렸던 그런 이유 때문에 파병에 대해서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지나치게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에 미국으로부터 무슨 보복,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이런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 최형진: 그런 걱정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 정욱식: 예, 그러니까 그런 어떤 일종의 미국의 정책이나 요구가 부당함에도 불구하고 그걸 들어주지 않으면 뭔가 보복을 당할 것이다라고 하는 이런 어떤 두려움에 의해서 미국이 계속 끌려 다니게 될 경우에는 우리의 안전과 이익에도 큰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죠.
◇ 최형진: 그동안 우리나라가 미국의 파병 요청을 거절한 적이 있었습니까?
◆ 정욱식: 글쎄요. 좀 멀리 거슬러 올라가보면 1960년대 말에 베트남 전쟁 때 5만 명에 달하는 파병이 있었고요. 근래에는 2002년도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김대중 정부가 주로 건설, 의료부대를 파병한 사례가 있었고요. 그리고 가장 논란이 됐던 게 2003년도 미국이 이라크 침공을 하면서 한국에 파병을 요청했었죠. 그때 처음에는 제마부대가 이라크에 갔었고 미국이 이번에 그다음에는 추가 파병을 요청하면서 자이툰 부대, 3600명에 달하는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파병 요구를 거절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 같은데요. 이번에 좀 첫 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최형진: 첫 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방위비 증액 압박을 막을 협상카드로 이용해야 한다. 이런 시각도 있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정욱식: 저는 기본적으로 별개의 문제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부당한, 황당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자세를 가지고 잘 대응하고 있다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이런 어떤 별개의 문제를 연계시키기 시작하면 또 미국이 예를 들면 남태평양에서 여러 가지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여기에도 한국군의 기여를 요청한다든지. 그럼 미국이 해외에서 벌이고 있는 군사활동에 대해서 한국이 돈을 내기 싫으면 파병을 해서 기여를 해라. 이런 식의 어떤 나쁜 선례를 남겨줄 수 있기 때문에 이건 별개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 최형진: 이번에는 좀 끊을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계속 우리 국민들이 우려하는 게 파병하면 이란의 보복이 걱정입니다. 실제로 파병을 할 경우에 이란이 우리 쪽에 보복성 공격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까?
◆ 정욱식: 파병된 함정에 대놓고 군사공격을 가할 가능성은 지금 당장은 낮겠죠. 그렇지만 이란이 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방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란이 미국에 가담하는 국가에 대해서 여러 가지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파병을 한 나라의 유조선을 상대로 해서 예를 들면 봉쇄조치를 취한다든지, 선택적인 봉쇄인 것이죠. 그리고 그 공격주체가 불분명한 그런 형태로 어떤 유조선에 물리적인 또 피해를 가할 수 있는 이런 어떤 다양한 선택지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호르무즈 파병 결정은 좀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이다라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일본은 자국 선박 보호를 위해서 파병을 결정한 상황입니다. 우리도 그런 이유로 결정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까?
◆ 정욱식: 미국이 아직 공식 요청한 상황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파병을 희망한다고 하는 이런 어떤 표현을 하고 있고. 그리고 지금 이제 북미 협상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미국의 좀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일종의 기회비용으로 호르무즈 파병을 결정할 가능성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라고 보여집니다만. 그렇지만 방금 전에 말씀드렸던 그런 이유.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미국이 좀 염치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최근에 어제인가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관련해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면서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 중동의 원유는 더 이상 미국한테 중요하지 않다. 미국은 이미 셰일혁명에 따라서 원유와 가스를 수출하는 그런 나라가 되어있기 때문에 중동의 원유 문제는 더 이상 미국의 전략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깔려있는 맥락은 과거 같으면 미국이 이란에 대해서 강공책을 쓸 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언급하면서 미국의 강경책을 제어하는 그런 시도를 했었는데 지금 미국의 태도는 봉쇄하려면 봉쇄해라, 우리는 피해 볼 일 없다. 오히려 미국의 원유가스의 가격이 올라가서 우리의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거기 원유 수송로가 굉장히 중요한 나라들한테 파병을 요청하는. 그렇게 될 경우에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의 요구는 굉장히 부당한 측면이 강한 것이죠.
◇ 최형진: 부당한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를 위해서 미국으로 간 상황인데, 당연히 파병 문제가 논의되겠죠?
◆ 정욱식: 의제를 선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것 관련해서 일본 정부의 입장 발표가 굉장히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최근에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면서 우리 정부는 대체로 예의주시 하고 있다. 거기에 현지에 있는 우리 국민을 포함한 안전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취지의 입장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일본 정부 같은 경우에는 관련 국가들의 추가적인 어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조치를 자제해라. 그리고 외교적인 해결을 위해서 노력해 달라.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이란뿐만 아니라 미국한테도 보내고 있는 겁니다. 일본이 굉장히 친미적인 국가, 특히 아베 정권이 굉장히 그런 어떤 부분들로 우리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만 또 그런 측면에서 볼 땐 자국의 이익의 관점에서 할 말은 하는 측면이 있는 거거든요. 이번에 워싱턴에서 한미일 안보 담당자들의 회의가 열릴 때 파병을 주된 이슈로 삼게 되면 미국의 의제에 끌려 다닐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일본이 중동에서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할 때 우리 정부도 우리 정부 나름대로의 입장을 가지고 지금 이란과의 문제를 어떤 군사적인, 혹은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이런 방식보다는 협상을 통해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이런 쪽으로 이야기를 모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당초 국방부는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 왕건함을 호르무즈로 이동 배치할 계획이었잖아요. 이는 임무 변경에 해당해서 국회 동의가 필요는 없는데, 만약 이 같은 상황이라면 국회 동의가 필요합니까?
◆ 정욱식: 이게 이미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란혁명수비대에서 보복성 조치를 경고한 상황이고,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제를 선택하면서 확전의 가능성은 당분간 줄어든 상황입니다만,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상황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어떤 우리 국민들의 안전, 재산상의 불이익이 예상될 수 있는 이런 문제에 관련해서 단순히 임무를 변경하는 거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이미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그러니까 국회의 비준동의 헌법상의 여러 가지 조항들을 봤을 때 국가의 재정적인 부담이나 우리 국민들의 안전에 관련된 문제는 국회 비준동의를 받게 돼 있기 때문에 정부가 1차적으로 그런 결정을 해선 안 되겠지만 혹시라도 그런 결정을 할 경우엔 민주주의 국가에 맞게 그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조금 다른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는 계기가 미국의 드론 공격이었잖아요. 이전에도 드론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 정욱식: 주로 드론을 이용한 공격은 미국이 많이 했었죠.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도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전쟁을 수행할 때 드론을 사용한 사례들이 좀 있었고요. 이걸 본격적으로 사용한 미국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 때였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의 연장선상에서 유인기를 동원할 경우 자국 국민의 피해도 발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드론은 굉장히 크기도 작고 설사 이게 중간에 격추되더라도 자국민의 피해는 입지 않게 되기 때문에 드론을 이용한 본격적인 무력행사에 나서면서 일부 인권 전문가들은 21세기의 진정한 진짜 대량살상 무기는 드론이다. 이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오바마 행정부가 무분별한 드론 사용으로 인해서 국제적이 지탄을 받았던 그런 사례들도 있습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추가로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나라를 정찰한 사건도 있었잖아요.
◆ 정욱식: 예, 박근혜 정부 때 그런 일들이 있었다고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실체는 여전히 불분명한 부분이 있습니다. 드론 자체의 성능이 북한 땅에서 띄워서 삼척까지 내려왔을 정도의, 그 정도의 능력이 되느냐라는 논란부터 시작해서, 드론을 갖다가 수거해서 분석해보니까 중국제하고 거의 동일한, 중국이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것하고 거의 동일한 그런 기종으로 밝혀지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그것이 정확히 북한의 소행이다, 당시에 정부에선 그렇게 발표했습니다만 또 일부 드론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들도 있었다. 이렇게 반론을 펴기도 했었죠.
◇ 최형진: 전 세계적으로 군사형 드론, 무인기가 사용되는 추세입니까?
◆ 정욱식: 전반적으로 워낙 자국민이 피해를 입을 경우에 여러 가지 정책 결정에 있어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드론을 사용하는 추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죠. 드론이라고 하는 것이 하나의 무기체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위성, 그다음에 본국이나 인근에 있는 지휘통제 시스템을 통해서 아주 정밀타격, 혹은 아주 정밀한 정보수집이 가능한 그런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드론의 사용빈도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겠죠.
◇ 최형진: 그러면 세계적인 규모도 궁금하고요. 미국만 해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겠습니까?
◆ 정욱식: 이번에 솔레이마니 암살 작전에 동원된 드론은 거의 웬만한 유인 전투기 급의 무장력을 보유한 상황이고요. 미국이 선두에 있는 건 분명하고. 단순히 기종이나 양만 많은 것이 아니고 실전에서 이걸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있는 추세에 있고요. 그리고 러시아나 중국 같은 경우에도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는 하고 있는 상황이죠.
◇ 최형진: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 정욱식: 얼마 전에 세계 최고의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가 도입되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런 미국으로부터의 무기 도입, 드론 도입이 이뤄지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체적으로 무인 공격기도 계속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어떤 기술적인 측면 못지않게 방금 전에 말씀드렸던 드론이 품고 있는 윤리적인 문제, 국제법의 문제, 이런 부분들도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다음 이슈인데요. 청와대 인근 북악산에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가 배치돼 있다고요?
◆ 정욱식: 네, 최근에 언론 보도를 보면 그런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북 성주에 사드가 배치됐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쪽 인근에 배치된 패트리어트의 군사적인 필요성이 반감됐기 때문에 유사시에 가장 먼저 방어해야 할, 보호해야 할 청와대 인근의 패트리어트를 옮겼다라고 하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죠.
◇ 최형진: 패트리어트 미사일 어떤 미사일입니까?
◆ 정욱식: 패트리어트는 1991년도에 걸프전 때 세계적인 명성과 오명을 동시에 안게 된 무기체계죠. 미국 국방부는 이라크의 미사일을 거의 90% 가까이 요격했다라고 발표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까 요격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는 게 밝혀지면서 상당히 논란이 됐었고요.
◇ 최형진: 그럼 무용지물 아닙니까?
◆ 정욱식: 무용지물이다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고. 그리고 또 2003년도에는 아군 전투기 잡는 미사일이라는 오명도 뒤집어쓰기도 했었죠. 그때 미군 전투기 두 대, 영국군 전투기 한 대를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요격을 했었어요. 대개 스크린을 통해서 점으로 날아오는 것이 이게 아군 전투기인지, 아니면 적국의 미사일인지.
◇ 최형진: 식별이 잘 안 되는군요.
◆ 정욱식: 이게 아무래도 기계의 오작동이나 인간의 착오의 가능성이 100% 없을 순 없거든요. 그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아군 전투기 잡는 미사일이다, 이런 오명도 뒤집어쓰긴 했는데 아무튼 기본적인 기능은 적대국의 항공기, 미사일을 요격하는 걸 주된 임무로 하고 있죠.
◇ 최형진: 그럼 배치된 이유도 당연히 적군의 군사작전용의 기체를 추격하는 건가요?
◆ 정욱식: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겠다는 취지로 읽히는데요. 청와대 인근에 배치가 불가피하다고 한다면 이걸 비공개로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왜냐면 이것이 정말 국가전략적으로 중요한 배치다라고 한다면 그럼 마땅히 보안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는 거고요. 그리고 이게 어쨌든 상대가 있는 건데 남북한 정상이 2018년도에 만나서 전쟁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하는 구전의 맹세를 한 상황인데 적대국, 즉 북한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서 청와대 인근에 패트리어트를 배치한다고 하는 건 남북한의 신뢰관계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는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배치가 불가피한다고 한다면 그건 좀 보안을 유지하는 상태에서배치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 최형진: 이게 지금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떤 생각이 드냐면요. 이렇게 청와대 인근에 미사일 포격하는 포대가 배치됐다고 하면 혹시 남북관계에서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이렇게 우려하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 정욱식: 그렇지는 않고요. 이미 작년 한 해 동안 남북관계 악재가 계속 차곡차곡 쌓여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패트리어트를 청와대 인근에 배치했다고 해서 북한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이게 남북관계의 악화를 초래하는 그런 요인으로까지 악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2008년에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여러 가지 합의의 정신과 이게 잘 부합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지금 11차 방위비분담 회의가 해를 넘겨서 6차 회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에 열릴 6차 회의에서는 절충안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 정욱식: 미국 쪽에서는 50억 달러에 집착하지 않겠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원칙적인 입장, 즉 방위비 분담금은 인건비와 군사건설비와 군사지원비로 구성되는데 이것 이외의 항목을 신설해서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는 건 부당하다. 불가하다. 이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다행히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해야 할 국내적인 필요성이 좀 반감된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 이란 문제가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최대 이슈로 부상한 상황이고, 또 북미협상 이 문제가 굉장히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년에 비해서 방위비 분담금 이슈의 민감성은 줄어든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감사합니다.
◆ 정욱식: 고맙습니다.
◇ 최형진: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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