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트럼프 "솔레이마니, 美대사관 폭파하려해 제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미군이 사살한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 위치한 미국대사관을 폭파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완전한 괴물을 잡았다. 오래전에 했어야 하는 일이었다"면서 "그렇게 한 이유는 그들이 우리 대사관을 폭파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우 분명한 다른 이유도 있다"며 "누군가는 죽었고 불과 일주일 전에 사람들이 심하게 다쳤다. 그래서 우리가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트럼프 정부는 지난 3일 미군이 드론 공격으로 솔레이마니를 사살한 이유에 대해 '임박한 위협'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 내용과 관련해서는 함구해왔다. 미 고위 당국자들도 상하원에 출석해 관련 설명을 했지만 위협 내용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야당인 미국 민주당 등에선 솔레이마니를 미군이 사살해야 했던 명백한 근거가 없다는 비판을 내놨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솔레이마니가 미국대사관 폭파를 기도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이날 오하이오주 유세장에서도 "솔레이마니는 바그다드의 미국대사관을 공격하려고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NBC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미군 기지에 발사된 (이란의) 탄도미사일은 미국인들을 사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믿는다"며 "그것이 이란의 목표였음을 뒷받침할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미사일 공격을 사전에 인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각에선 이란이 솔레이마니 사살에 대한 '형식적 보복'에 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상황이었다. 마크 밀리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그들의 목적은 인명 사살과 차량·시설 파괴였다"고 동조했다.

앞서 이란 혁명군 측은 "우리는 시설만을 노렸고 인명 사살을 피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하원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군사행동을 하려면 의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결의안을 처리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조롱조의 반응을 내놨다. 그는 "낸시 펠로시(하원의장)는 이란의 괴물을 변호하려고 한다"며 "나라를 위해 좋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중동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포함시키자는 다소 즉흥적 주장도 내놨다. 중동 문제에 대한 책임을 미국뿐 아니라 유럽도 나눠 져야 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토는 확장돼야 하고 우리는 중동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들 이스트(Middle East)를 붙여서 '나토미(NATOME)'로 하자"고 제안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