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1 (금)

“쉼 없이 걸어온 연기인생 60년… 무대가 전부였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원로배우 박정자 인생 담은 ‘노래처럼 말해줘’ / 연기 인생 작품 연대기·극중 인물로 엮어 / “항상 여든 살의 연극배우로서 할 일 고민” / 베테랑 스태프 총출동… 2월 6일 개막

“일흔아홉 살이 되면 선택은 두 가지예요. 죽든지 아니면 여든 살이 되든지. 틀어막을 게 하나도 없이 구멍 난 배에 타고 있는 나이 같지만, 여든 살의 연극배우가 얼마나 할 일이 많은지 때때로 나는 생각해요. 무대를 버리고 남은 재능 속으로 사라지는 것과, 계속 살아남아 끝없이 자신을 들어 올리는 것, 어느 쪽이 옳을까….”

세계일보

올해 일흔아홉 살인 배우 박정자(사진)가 연기 인생 60여년을 돌아보며 자신의 배우론을 펼쳐 보이는 연극 ‘노래처럼 말해줘’로 무대에 오른다. 예술인으로서 최대 영예인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인 박정자는 1942년생으로 진명여고를 졸업한 후 진학한 이화여대 문리대 연극반에서 ‘페드라’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쉼 없이 연극무대에 섰다. 대표작은 ‘키 큰 세 여자’, ‘나는 너다’, ‘햄릿’, ‘오이디푸스’, ‘피의 결혼’, ‘위기의 여자’, ‘신의 아그네스’,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등이며 동아연극상, 백상예술대상, 이해랑연극상 등 많은 상과 2007년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이처럼 63년 데뷔 후 배우로서 외기를 걸어온 박정자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 인생을 작품 연대기로, 또 극 중 인물로 엮는다. 음악을 따라 공연이 전개되며 배우 박정자는 작품 속의 인물로 발언한다. 그녀가 연기해온 대표작들의 캐릭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난 연극을 하는 동안 한 해도 쉰 적이 없어요. 내가 혹시 장난감 태엽을 한번 감았다가 저주를 받아 영원히 멈추지 못한 걸까? 내가 가진 건 다음 정거장까지 밀고 나가는 것밖에 없었고, 나머지 극장 밖의 시간은 그냥 기다리는 인생 같았어요.”

원로 배우 60년 연기 인생을 담아낼 무대를 위해 베테랑 스태프도 총출동한다. 박정자와 오래 호흡을 맞춰온 ‘11월의 왈츠’의 작가 이충걸, ‘프루프’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연출 이유리,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 의상 디자이너 진태옥 등이다. 또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재즈 피아니스트 허대욱이 음악감독 겸 피아노 연주자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 영화 ‘페드라’의 ‘사랑의 테마’, 박정자 독집 음반 ‘아직은 마흔네살’ 타이틀곡 ‘검은 옷 빨간 장미’, ‘낭만에 대하여’ 등이 연주된다.

“한 생애는 음악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음악은 한 생애만으론 충분히 표현될 수 없어요. 조명이 꺼지고 커튼이 내려오기를 바라는 지금, 나는 아직 부를 노래가 많이 남았으니까요.” 예술의전당에서 2월 6일부터 16일까지.

박성준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