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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손녀 캠벨 에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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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중학교에 진학하는 ‘꼬마 민간외교관’ 캠벨 에이시아(13) 양은 최근 “진학하더라도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일을 계속하겠다”며 다부진 새해 각오를 밝혔다.

에이시아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의 유명 인사다. 벌써 4년째 6·25전쟁 관련 기념행사가 열릴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세계일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캠벨 에이시아. 연합뉴스


부산에서 캐나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에이시아는 성실하면서, 세대를 뛰어넘어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90대 해외 참전용사들의 마음속 고통을 밖으로 끌어내는 공감 능력을 발휘해 사람들을 감화한다.

에이시아는 초등 3학년 때인 2016년 H20품앗이운동본부의 ‘UN 참전용사에게 감사 편지쓰기 공모전’에서 1등을 해 6·25전쟁에 참전했던 네덜란드 반호이츠 부대를 방문할 기회를 얻게 됐다.

네덜란드에서 참전용사를 만난 에이시아는 “낯선 나라 국민 때문에 평생 아픔을 겪었는데도 오히려 저를 향해 ‘고맙다’고 말하는 분들을 보고 놀랐다”면서 “그분들이 살아계실 때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에이시아는 귀국한 뒤 반호이츠 부대가 이름을 찾지 못해 기념비에 새겨넣지 못한 부대 소속 한국인 카투사 희생자 20명의 명단을 찾아 나섰고,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까지 13명을 찾아 네덜란드 측에 전달했다. 최근에는 캐나다 참전용사회 요청으로 사망 당시 나이 표기가 잘못된 용사의 유엔공원 묘비판을 고치기 위한 활동에도 나섰다.

에이시아는 4년간 활동으로 만난 수많은 해외 참전용사·유가족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들의 말벗이 되고 있다.

에이시아는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사회, 프레젠테이션, 현장 인터뷰 등을 진행해 화제가 됐다. 에이시아는 앞으로의 직업에 대해 “당장은 한국인 카투사 희생자 명단을 모두 찾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위로가 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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