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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성호건의 전지적 토지관점]예비 건축주들이 하기 쉬운 실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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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제공|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스포츠서울]집을 지으면 10년이 늙는다고 한다. 필자는 시행사 입장에서 시공사와 토목회사 등 업체들과 예비 건축주들 사이에서 서로의 입장을 듣고 조율하며 다양한 사례를 경험해왔다. 그렇게 중간자 입장에서 조율하다보니 시공사나 토목회사의 잘못이라기 보다 건축주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놓치거나 너무 예민해서 발생하는 실수를 발견했다. 토지 매입부터 건축 설계, 그리고 시공하는 순간까지 건축주가 놓치기 쉬운 실수 5가지를 꼽아봤다.

◇ 토지부터 잘 선택하라
건축물을 짓기 전에 땅부터 잘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토지를 매입할 때 방향, 도로나 기반시설에 대한 접근성, 주변 집들과의 거리 등등 꼼꼼히 체크해봐야 할 항목들이 몇 가지 있는데 순간적으로 여러 요건들을 검토하지 못하고 어느 하나에 꽂혀 매입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원생활에서도 도시처럼 역이 가까우면 좋을 줄 알고 역세권을 선택했는데 정작 만족스러운 자연경관도 얻지 못하고 심각한 소음에 시달릴 수 있는 것이다. 매입 당시부터 미리 포기할 수 있는 것과 포기 할 수 없는 항목들을 꼼꼼히 체크해서 매입한다면 이런 아쉬움은 사라지고 만족도는 더 올라간다.

◇ 설계할 땐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
설계는 건축과 토목으로 나뉘는데 건축주들이 토목의 중요성을 잠시 잊고 건축물에만 꽂혀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사례도 많다. 건축물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추가비용까지 내가면서 엄청난 공을 들여 설계하지만 막상 집을 짓고 나서 ‘아차’하는 것이 토목설계다. 주변과의 조화를 보지 못하고 건축물을 배치하면 앞·뒷집의 조망권을 가리는 문제 등이 생길 수도 있다. 토지가 있고 건축물이 있다. 토목설계, 주변과의 조화부터 잡고 나서 건축물 설계에 들어가기를 권한다.

◇ 측량사무실, 건축사 사무실에만 의존하지 말자!
인허가의 위험성은 전문 디벨로퍼들도 분양 리스크 만큼이나 강조하는 요소다. 그 위험성은 단순히 허가가 나느냐 아니냐의 개념은 물론 인허가가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오는 자금 및 기타 환경적 압박까지 포함된다. 따라서 건축주는 설계사무실에서 허가가 떨어진다는 OK 사인을 받으면 시·군·구청에 전화해 법적 문제는 없는지, 기한은 어느 정도 걸리는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구두상으로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실제로는 난해한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게 인허가이니 말이다.

◇ 단가 VS 예쁜 집, 내구성 VS 공사기간 중 당신은 선택은?
아무래도 입체감 있는 예쁜 집을 설계하면 건축도 어렵고 그만큼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단가가 올라간다. 반대로 너무 단가 맞추기에 집중하다 보면 최근 유행하는 모듈형 주택처럼 정형화되거나 디자인적으로 평범한 집을 짓게 된다. 또한 땅을 사고 건축물을 지을 생각을 하면 마음이 들떠 조급해진다. 그런 마음으로 가장 빨리 짓는 시공사 선정을 하고 그 시공사에도 더 빨리빨리를 요구하다보니 실수가 발생한다. 실수가 생겨 다시 공사를 하면 시간은 시간대로 돈은 돈대로 더 들게 마련이다. 집이라는 공간은 백년을 생각해야 한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비용이 좀 더 들어가더라도 예쁘고 튼튼한 집을 짓기를 권한다. 미래에 되팔 생각까지 하면서 집을 지을 때 힘 줄 포인트와 뺄 포인트를 잘 잡아야 한다.

◇ 인부들에게 친절하게 해야 한다
대부분 건축주들은 현장에 가서 눈에 불을 켜고 설계대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체크하기에 급급하다. 꼼꼼히 체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모습은 인부들에게 압박감을 줘 보이지 않는 하자들을 유발할 수 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간단한 야참이라도 한 번 대접해보자. 건축주가 친절한 모습을 보이면 인부들은 더 작업에 속도를 낼 뿐만 아니라 남은 자투리 목재로 가구를 짜주기도 하고 현실적인 편리성 등 조언도 해준다. 건축사나 토목설계사도 어떤 부분에서는 실수할 수 있으므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면 더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 아무리 집 짓기가 기계화되고 모듈화됐다고 하지만 결국은 사람의 손길로 완성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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