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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92년 금권선거 폭로한 한준수 전 연기군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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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992년 당시 집권여당 민자당의 금권·관권선거를 폭로하는 양심선언을 했던 한준수 전 충남 연기군수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한 전 군수는 1992년 3월 치러진 14대 총선거에서 중앙정부와 충남도가 군청 등 공무원 조직이 선거에 개입하도록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 총무수석을 지낸 민자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금품을 살포한 증거도 공개했다. 이 양심고백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고,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여당을 탈당한 뒤 중립내각을 출범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 전 군수는 이 양심고백으로 수십년간 복무해온 공무원직에서 억울하게 파면당했다. 당시 도지사, 여당후보와 함께 선거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지만 한 전 군수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한 전 군수는 파면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지만 1995년 12월 패소했고, 이후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훼손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복직을 권고했음에도 법원은 2009년 또 다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한 전 군수의 아들인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37세 늦깎이로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것도 이같은 부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법무법인 정세에서 대표변호사로 일하다 지난해 9월부터 문재인 정부 2기 방통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 위원장은 대전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맞으며,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 유족으로는 한 위원장과 선희 윤희 인희 소희 씨(이상 자녀), 최정권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위원 이성호 버킷리스트 대표 고제규 시사IN 편집국장(이상 사위), 박미애 씨(며느리)가 있다. 발인은 16일.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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