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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ETRI, 방사선 발생 기술 디지털로 전환… 日 의존 부품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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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지난 120년간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들어 온 ‘방사선(X선)’ 장비를 디지털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이 기술은 그동안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해 온 휴대용 X선 장비 부품의 국산화에도 기여했다.

조선비즈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디지털 엑스선 튜브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된 제품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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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 최초로 탄소나노튜브(CNT) 기반 ‘디지털 엑스선 소스(X-ray Source)’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X선은 의료 진단과 산업용 제품 검사 등에 사용된다. X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진공도가 높은 공간에서 높은 에너지를 지닌 전자빔을 금속과 충돌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전자빔을 어떻게 발생시키냐에 따라 장비의 작동 방식이 결정된다.

기존 X선 장비에 적용된 발생 방식은 아날로그다. 필라멘트를 2000도씨의 고온으로 가열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작업자가 불필요한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이 있으나, 의료 등 영상 촬영 시 선명도가 좋지 않은 단점이 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방식은 기존의 전자빔 발생 방식 대신 전기신호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가 밀집된 소자에 일정 값 이상의 전기를 걸어 전자가 방출되도록 했다.

이 경우 전기 공급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의 방출량도 제어할 수 있다. 작업자는 의도치 않은 방사선 노출을 피할 수 있고, 기존 방식보다 최대 1만배 이상 빠른 속도로 정밀 X선 촬영을 할 수 있다.

아날로그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얻은 이 점은 기존 X선 장비를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ETRI로부터 이 기술을 이전받은 국내 치과용 진단 장비업체는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휴대 촬영용 X선 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송윤호 ETRI 소재부품원천연구본부장은 "오랜 기간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부품을 신기술로 대체했다"며 "향후 이 기술을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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