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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새해에도 계속되는 부동산 리츠 열풍…소액으로도 건물주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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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뜨거웠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 열기가 올해도 이어진다. 공모 규모만 1000억 원 넘는 대형 리츠가 잇달아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여러곳에 투자해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예컨대 부동산 리츠는 임대료나 시세차익 등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식이다.

2018년 기준 국내 리츠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주택 11.15%, 리테일 14.15%, 호텔 7.69%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 5% 안팎의 배당수익률을 내는 리츠는 일찍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했지만 과거 부동산이나 실물 자산 등 수익률 높은 대체투자 금융상품은 사모펀드를 통해서만 투자가 가능했다. 일정 규모의 자금을 갖춘 투자자만 비공개로 모집하기 때문에 일반 소액투자자는 아예 접근하기 힘들었다.

시티라이프

하지만 최근에는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쇼핑센터 등 전형적인 부동산 자산은 물론 부동산 관련 재간접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기업공개(IPO) 시장에 등장하면서 일반투자자도 소액으로 쉽게 대체투자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런 기대감 덕분에 지난해 신한알파리츠가 글로벌 리츠지수에 편입되는 경사를 맞은데 이어 롯데리츠, NH프라임리츠 등 주식형 공모리츠가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의 공모주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청약증거금은 무려 12조5109억 원에 달했다. 롯데리츠가 63.28 대 1, NH프라임리츠가 317.62 대 1이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리츠는 발생한 수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방식으로 운영된다. 부동산펀드와 비슷하지만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된 명목 회사다. 만기까지 환매가 거의 불가능한 부동산펀드와 달리 상장 리츠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언제든 환매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 단기 부동자금이 1000조 원에 육박하면서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등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정책 기대감도 최근 공모리츠 열풍에 한몫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정부 소유의 우량 자산을 리츠로 공급하고 개인투자자의 세제 혜택 확대를 포함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5000만 원 한도로 약 3년 동안 공모리츠나 부동산펀드, 재간접 리츠에 투자해서 얻는 배당소득에 대해 세율 9%의 분리과세를 부과한다. 국토교통부는 배당소득세 9%의 저율 분리과세 적용 시 일반과세 대비 약 0.4%포인트, 종합과세 대비 2%포인트 정도 세후 수익률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 국민이 주택일변도의 투자에서 탈피하도록 다양한 부동산 투자 기회를 제공하자는 차원이다.

올해도 우량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과 재간접 리츠를 준비하는 금융사들이 리츠 상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스턴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안에 프랑스 등 서유럽 4개 국가에 있는 오피스빌딩을 자산으로 담은 리츠를 상장할 계획이다. 예상 공모규모는 2000억~2500억 원이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서울 태평로빌딩과 신세계 제주조선호텔을 담은 리츠(공모규모 2350억 원)와 임대주택에 간접투자하는 리츠(1000억 원)를 차례로 상장시킬 예정이다. 주유소를 자산으로 삼은 리츠도 나온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약 1조 원에 달하는 SK네트웍스의 직영 주유소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해당 자산 중 일부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리츠를 상장해 약 1000억 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들 리츠 모두 5~6%대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리츠라고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청약경쟁률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원하는 만큼 물량을 배정받기 어렵다. 리츠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주가가 올라가면 중간 투자자들은 기대했던 것보다 배당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공실, 임대료상승 등 건물 자체가 갖게 될 위험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중소형 건물이 기초 자산이던 케이탑리츠의 경우 중소형 빌딩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리스크가 커졌고, 서울 명동 등에 호텔 3곳을 자산 기반으로 한 모두투어리츠는 호텔 매출의 절반을 임대 수익으로 받는 구조지만 상장 이후 사드 위기 등이 겹치면서 공모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결국 리츠도 부동산을 자산으로 하는 만큼 건물 규모와 지역, 임대료 상승 가능성 등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하는 이유다.

[글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13호 (20.01.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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