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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Tech & BIZ] [테크 레터] "민주당行 카뱅 대표가 포기한 '스톡옵션'은 대체 얼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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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더불어민주당이 카카오뱅크(이하 카뱅)의 이용우〈사진〉 공동대표를 영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12일, 세인의 관심사는 그의 스톡옵션(stock option)이었습니다. 이 대표가 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수락하면서 카뱅의 스톡옵션 52만주를 포기했는데 그 가치가 얼마냐는 것입니다. 김성환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포기한 스톡옵션 가치는) 추정치일 수밖에 없지만, 100억원에서 200억원 정도"라고 말했는데, 스타트업계에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스톡옵션은 '주식 매수 선택권'입니다. 말 그대로 주식을 싼 가격에 살 권리죠. 임직원이 열심히 일해 기업의 주식 가치를 올리고 그만큼 과실을 가져가라는 것입니다. 이 대표는 작년 3월에 '카뱅의 주식 52만주를 주당 5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습니다.

그냥 주는 건 아닙니다. 2가지 조건을 지켜야 권리를 얻는데요, 먼저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뒤 2년 이상 재직해 기업 성과에 기여해야 합니다. 이 대목에서 1년도 못 채운 이 대표는 스톱옵션 자격을 상실했죠. 민주당이 말한 '포기한 스톡옵션'은 '만약 민주당으로 안 오고, 카뱅에 계속 남아, 2년을 채웠다면 받았을 기대 이익'을 일컫는 것입니다.

하지만 카뱅에 남았다고 이 대표가 무조건 스톡옵션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카뱅이 고객 수 1300만명과 법인세 차감 전 이익 1300억원이라는 성과를 모두 달성해야, 공동대표인 그에게 비로소 스톡옵션을 행사할 권리가 주어집니다. 요즘 카뱅이 잘나가니, 이 목표는 달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카뱅은 현재 고객 수 1100만명입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1300만명 고객 수를 돌파할 테고, 몇 년 내 1300억원 이익도 가능합니다.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이 대표가 얻을 '예상 이익'은 얼마일까요. 이 대표는 5000원에 주식을 살 권리가 있는데, 이게 이득이 되려면 주식 가격이 이것보다 비싸야겠죠. 카뱅은 현재 비상장 기업이라 명확한 주가라는 게 없습니다. 단지 지난해 10월 증자했는데 주요 주주들은 여전히 주당 5000원에 주식을 받았습니다.

증권가 일부에선 카뱅의 주가가 중장기적으론 2만원까지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도 합니다. 앞으로 계속 잘나가고, 상장까지 한다는 전제에서 말이죠. 이 전망이 성사되면 이 대표는 2만원짜리 주식을 단돈 5000원에 무려 52만주나 구매해 총 78억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단, 민주당의 설명대로 200억원을 벌기는 역부족입니다. 그러려면 카뱅이 무사히 상장하고, 또 주가가 폭등해 4만5000원을 찍고, 시가총액은 16조원을 돌파해야 하는데, 이쯤에서 참고로 말하지만, 카뱅의 최대주주인 카카오의 시총도 14조원에 불과합니다. 뭐, 미래야 알 수 없으니, '절대 안 된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성호철 기자(sungho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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