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된다면 강남3구·용산·과천 유력
업계 “反시장적”… 가능성은 낮게 봐
‘위헌 논란’ 범위·대상 따라 시각 갈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1일 오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의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1.1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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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주택거래 허가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도입 가능성과는 별개로 부동산 시장이 초조한 기색이다. 이 때문에 실제 적용 가능성과 대상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반(反)시장적이고 위헌적인 규제라며 반발한다. 법조계에서는 운영 범위와 대상에 따라 위헌 논란을 피해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 수석이 15일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부동산을 투기 수단으로 삼는 이에게는 매매 허가제까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부동산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도시개발과 신도시·택지지구 조성을 위한 토지거래 허가제가 운용되고 있지만, 주택은 허가제를 도입한 적이 없다. 만약 주택거래 허가제가 도입되면 국토교통부 장관과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대상 지역을 선정하고, 주택거래 땐 구청장을 비롯해 기초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거래 허가제가 시행되면 실사용 목적 이외의 주택 취득은 불가능할 것”이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원천 봉쇄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도입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실행 가능성보다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참여정부 당시 도입을 추진했다가 반대가 심해 2006년 신고제 도입으로 후퇴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도 강 수석의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사유재산권을 강력하게 제한하는 주택거래 허가제가 언급됐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에서는 정부가 앞으로 고강도 ‘슈퍼 대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라는 시각이 있다.
위헌 논란은 제도 설계에 따라 시각이 엇갈린다. 헌법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법무법인 제민 변호사는 “일단 제도가 어떻게 설계되는가를 봐야 한다”면서도 “서울시나 강남 3구 전체를 대상으로 할 땐 사유재산을 본질적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투기를 잡기 위한 것이라면 법으로 제한할 수 있다”면서 “모든 주택이 아닌 투기성이 아주 강한 지역이나 시세 차익이 일정 범위를 넘어선 지역에 한해선 규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만약 주택거래 허가제가 도입된다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가 첫 번째 대상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년간 가격이 급등하고, 자산가들의 갭투자가 이뤄지는 강남 3구가 가장 유력하고, 개발 계획과 재건축 사업이 많은 용산과 경기 과천 등도 대상지에 들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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