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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창립 15주년' 제주항공, 이스타 품고 '빅3' 도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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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국내 첫 LCC로 출범…매출 100배 이상 성장

이스타 인수 시 빅3 항공사로…재무구조 개선 관건

뉴스1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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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국내 항공업계에 저비용항공사(LCC) 서막을 알린 제주항공이 오는 25일 창립 15주년을 맞는다. 설립 첫해 직원수 40여명에 불과했던 이 항공사는 어느덧 35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LCC 1위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과 시너지를 낼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항공사와 경쟁도 노릴 수 있는 '빅3' 항공사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22일 창립 15주년 기념식을 연다. 그간 제주항공은 통상 창립 기념일을 맞아 그해 기단·노선 계획 등을 발표해 왔다. 올해는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예년에 비해 조촐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측은 "매년 진행해오던 행사"라며 "근속자 표창 진행 등 사내에서 조용히 치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1월25일 애경그룹과 제주도의 공동출자로 설립된 제주항공은 첫해 직원수 37명으로 출범했다. 이듬해인 2006년 6월 김포~제주 노선에 첫 취항했으며, 2009년 3월에는 인천~일본 오사카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정기노선을 취항했다.

제주항공 취항 이후 국내 항공업계에는 LCC가 줄줄이 모습을 드러냈다. 2008년 7월 진에어, 같은해 10월 이스타항공이 첫 취항했으며, 티웨이항공(2009년 1월), 에어부산(2011년 9월), 에어서울(2016년 12월)이 잇따라 취항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신규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발급받은 플라이강원이 취항하며 국내 LCC는 7곳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제주항공은 창립 10년만인 지난 2015년 11월 LCC 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했다. 1999년 상장한 아시아나항공 이후 16년만에 국내 항공사의 상장이었다.

현재 제주항공은 임직원 3500여명명, 국내 및 국제 노선 88개(국내선 6개, 국제선 82개)를 운항하는 명실상부 LCC 1위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매출 역시 매년 앞자릿수를 바꿔가며 2006년 118억원에서 2018년 기준 1조2594억원으로 100배가량 성장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항공업계 경쟁심화와 여행수요 증가세 둔화, 환율 및 유가 변동 등으로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성수기인 3분기도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영업익은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처럼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이스타항공 인수를 깜짝 발표, 현재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인수로 양적성장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등 성장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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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취항 노선도. (제주항공 홈페이지 캡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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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로 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과 몸집이 비슷해지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45대에 이스타항공 23대가 더해지면 기단 규모는 총 69대로 확대된다. 아시아나항공(86대)과 불과 17대 차이다.

운항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을 앞선다. 특히 국제선의 경우 제주항공 82개로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74개보다 많은 상황이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의 27개 등을 더하면 총 109개로 늘어난다.

시장 점유율면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제주항공(15.1%)과 이스타항공(9.7%)의 점유율을 합치게 되면 24.8%로 대한항공(23.6%), 아시나아항공(19.1%) 보다 높았다. 국제선의 경우는 양사가 합칠 시 점유율 19.5%로 아시아나항공(23%)과의 격차가 3.5포인트(p)로 좁혀진다.

제주항공은 일단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뒤 합병이 아닌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스타항공과 중국, 동남아 등에 중복노선이 다수 있지만 이스타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단독 취항지 및 슬롯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수절차가 완료되더라도 무엇보다 부실한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 올해 제주항공 앞에 놓인 최대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은 484.4%, 자본잠식률은 47.9%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항공업황 부진으로 이스타항공의 재무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과 현금성자산 규모는 3000억원 이상으로 이스타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조달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단 주식매매가 종결되면 곧바로 이스타항공의 부채 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까지 낮추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항공사업자 간 국내 최초의 기업결합 형태인 이번 기회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저비용항공사 사업모델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양사의 경쟁력 제고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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