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6 (토)

식품업계, 고령화 사회에 '케어푸드' 시장 쟁탈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26년 65세 이상 인구 20% 넘는 '초고령사회'

케어푸드 시장, 10년새 4배 성장

정부, 고령친화식품 유망분야로 선정

현대그린푸드 이어 신세계푸드·아워홈·CJ제일제당 참전

이데일리

현대그린푸드 연화식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사진=현대그린푸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케어푸드’가 식품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케어푸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식품업계는 힘들여 씹지 않아도 충분히 음식을 즐기고 소화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술력을 모으는 추세다.

15일 식품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노인들이 주 소비층인 고령친화식품(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올해 2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11년 5104억원 규모에서 10년 새 4배 가까이 시장이 커졌다.

케어푸드 시장은 앞으로도 고속성장이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 2017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를 넘기면서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오는 2026년에는 65세 이상이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에 들어갈 전망이다.

좁은 의미에선 노인이 대표적인 케어푸드 소비자이지만, 넓은 의미에선 일시적으로 신체기능이 떨어지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산모와 어린이도 케어푸드 소비자에 포함된다. 식품업계가 케어푸드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도 케어푸드를 식품산업 내 유망분야로 지정했다.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임을 고려해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고령친화산업진흥법’ 대상 제품에 식품을 추가하고, 우수식품 지정 제도나 인증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또 일본 사례를 참조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실버푸드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선 현대그린푸드가 가장 먼저 케어푸드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현대그린푸드는 국내 최초로 연화식 기술을 개발하고 지난 2017년 연화식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선보였다. 연화식은 저작(음식을 입에 넣고 씹음) 기능의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음식이다. 음식의 경도가 일반 조리 과정을 거친 제품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데일리

신세계푸드 ‘이지밸런스’.(사진=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는 병원이나 요양기관 등 일부에서만 접할 수 있던 연화식을 가정간편식(HMR)으로 만들었다. 동파육, 등갈비, 장조림 등 육류를 비롯해 총 12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본격 가동에 들어갈 현대그린푸드 스마트 푸드센터에는 연화식 상품의 본격적인 생산을 위한 전용 라인도 갖춘다.

신세계푸드는 연화식이 아닌 ‘연하식’ 브랜드를 선보였다. 연하식은 인두, 식도 근육이 약해져 연하(음식을 삼키는 행위)가 힘든 사람을 위한 제품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7일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이지밸런스’를 통해 △소불고기 무스 △닭고기 무스 △가자미구이 무스 △동파육 무스 △애호박볶음 무스 등 연하식 5종을 선보였다.

음식 본연의 맛을 구현하면서도 삼키기 편하고 혀로 가볍게 으깨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 별도의 조리과정 없이 용기째 중탕 또는 콤비오븐에서 가열 후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푸드는 추가로 제품을 개발해 요양원, 대형병원 등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공략한 후 향후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도 전문 브랜드 개발에 한창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저염 연하식을 선보이고 서울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소비자 반응을 조사했다.

아워홈은 지난 2018년 프리미엄 식재 브랜드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를 통해 연화식 양념육 4종을 출시하고 B2B 시장에 진출했다. 이 제품에는 아워홈 식품연구원이 2017년 개발한 효소 활용 연화 기술을 적용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시장이 이제 막 열린 수준이지만 이미 미국은 올해 시장 규모가 30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고령사회가 되면서 영유아 대상 매출이 줄어드는 업체들에겐 매력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