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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단독]영진위, LA사무소 폐소…"'기생충' 美 벽 뚫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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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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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12년간 미국 LA에서 운영해온 미국사무소를 지난해 폐소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올해 미국 대표적 영화 시상식인 골든글로브에서의 수상에 이어 아카데미에서도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수상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취재 결과 영진위 미국사무소는 지난해 초 문을 닫은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와 관련 영진위 관계자는 “미국사무소가 예산 투입 대비 성과가 부족했고 관리 및 운영 상의 어려운 점 등이 있어 내부 회의를 거쳐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진위는 지난 2007년 첫 해외지사로 미국 LA에 미국사무소(KOFIC USA)를 개소했다. 한국영화 및 한국영화인의 미국 진출과 교류 등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오픈했다. 미국사무소는 지난해 초까지 운영을 했지만 들어가는 예산과 비교해 성과가 부족하다는 영화계 일부의 지적이 있었던 데다가 현지 채용 인력으로 운영하다 보니 업무 파악이나 관리에 애로가 있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예산절감 및 효율 측면의 문제도 있었지만 해외지사 직원이 그만두면 네트워크가 완전히 단절되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준 정부기관인 영진위의 입장에서는 성과 없이 미주사무소 운영을 지속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북미 지역에서 경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으로 이후 미국사무소의 역할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보니 이 같은 결정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영진위가 ‘기생충’의 칸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팀을 꾸려 ‘오스카(아카데미) 캠페인’을 지원해왔지만 문제는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다. 지난해 10월 북미 지역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2500만 달러 이상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올리며 북미 개봉 한국영화 중 역대 최고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또 지난 5일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으며, 내달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6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는 등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한 영화 제작자는 “‘기생충’이 지금 미국에서 내놓고 있는 성과는 지금까지 한국영화와 한국영화인이 쌓아올린 업적의 토대 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기생충’처럼 문화산업이란 게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미국사무소의 존폐 여부는 좀 더 장기적인 안목에서 결정을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한국영화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그 다리 역할을 해줘야 할 지원기관이 필요한데 미국사무소가 폐소된 지금 어디서 그런 역할을 맡아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영진위는 미국사무소를 폐소했지만 2009년 중국에 설립한 중국사무소의 운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본사 직원을 파견해 중국사무소에서 업무를 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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