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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현대·기아 英어라이벌에 1300억 투자…전기상용차로 유럽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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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성 뛰어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소형 전기 상용차 개발

UAM 지상운송체에도 적용 가능, 수소·전기 친환경차 '투트랙'

뉴스1

사진 왼쪽부터 어라이벌의 아비나시 러구버(Avinash Rugoobur) CSO,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CEO,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현대차 상용사업본부 이인철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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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유럽 소형 상용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다.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늘려 자동차 시장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영국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결정했다. 기아차는 신흥시장에서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판매하고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전기차 판매에 주력하는 투트랙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관련 플랫폼 및 라인업 확대에만 2025년까지 29조원을 투자한다.

이번 투자는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현대차그룹 사업전략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기아차는 16일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영국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에 1억유로(129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담은 '전기차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가 8000만유로, 기아차가 2000만유로를 분담한다.

2015년 설립된 어라이벌은 밴, 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전기차 개발 전문 기업이다. 본사가 위치한 영국 이외에 미국, 독일, 이스라엘, 러시아 등에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어라이벌의 강점은 모듈화된 구조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표준화된 모듈로 구현해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하는 방식이다. 플랫폼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릴 수 있어 범용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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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이벌의 전기차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개념도(현대자동차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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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맞춤형으로 제작된 자동차 상부를 조립하는 레고 블록과 같은 단순화된 제조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더욱이 배터리, 구동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공유할 수 있어 원가 절감까지 가능하다.

특히 어라이벌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은 차량 용도에 따라 다양한 콘셉트 차량 개발이 가능한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에 적합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역점을 두고 있는 UAM(도심항공 모빌리티) 사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PAV)와 환승장(Hub), 편의시설을 갖춘 지상운송체(PBV)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미래도시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투자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에서 친환경 전기 상용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

온라인 시장 급성장으로 소화물 배송을 위한 도심 내 차량 진입은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유럽 등 국가에서는 환경 규제는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물류 운송에 사용되는 글로벌 소형 전기 상용차의 시장 규모가 올해 31만6000대 수준에서 2025년 130만7000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유럽은 2021년까지 연간 개별 자동차 업체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규제를 기존 130g/㎞에서 95g/㎞로 강화해 전기 상용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의 유럽 진출도 추진하고 있어 소형 전기차 개발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차는 2018년 9월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 Energy'와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설립하고 2025년까지 스위스에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대형트럭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수소전기차로 공급하고 소형 상용차는 순수 전기차 기반으로 제작하면 유럽 친환경 시장을 보다 손 쉽게 공략할 수 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유럽은 환경규제 확대에 따른 친환경차의 급속한 성장이 기대된다"며 "어라이벌과 상용 전기차를 개발하면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친환경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유럽 최대 초고속 충전 업체 아이오니티(IONITY)에 투자를 결정하며 수소차와 함께 전기차 부문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haezung22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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