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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중소기업에서 오래 일한 사람에게는 아파트 청약 프리패스가 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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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야사-8] '중소기업'이라는 단어가 안타까운 의미가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청년취업과 관련될 때입니다. 젊은 층이 많이 보는 유튜브에서 '중소기업'이라는 검색어를 넣었을 때 나오는 결과만 봐도 중소기업에 대한 젊은 층의 생각과 인식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인식은 사실 냉정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청년층에게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 가라는 말은 무책임한 말인 이유입니다.

중소기업과 청년취업에 대한 얘기는 앞으로 길게 다룰 예정입니다만 그 전에 이런 부분은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이란 대체 뭔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중기야사 1~6화까지를 읽어보셨다면 소상공인/소기업/중기업/중견기업/대기업의 차이와 중소기업/스타트업/벤처기업의 차이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종종 우리가 말하는 중소기업의 범위는 소기업~중견기업을 왔다 갔다 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취업하기를 선망하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도 법적으로는 중소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중소기업=나쁘다'라는 인식은 마치 '상어=식인상어'라고 세상을 보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식인상어도 있지만 물고기처럼 작은 상어도 있고, 덩치는 크지만 온순한 상어도 있습니다. 우리가 피해야 할 것은 식인상어뿐인데 우리는 모든 상어를 다 공포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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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중에는 식인상어도 있지만 아기상어도 있습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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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실은 현실. 우리가 식인상어를 만났다고 해봅시다. 어떻게든 살아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중소기업을 떠나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일 테고, 아예 퇴직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럴 생각보다는 일단 중소기업에 다닐 만큼 다녀보겠다고 생각한다면 중소기업 재직자에게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정책이 뭐가 있는지 알아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상)편에서 중소기업 장기근속자 주택 우선공급 제도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전세에 거주하는 젊은 중소기업 직원을 위한 정책도 있습니다. 바로 '중소기업 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입니다. 국토교통부와 산하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하는 중소기업 청년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보통 청년층일수록 목돈이 없기 때문에 집을 구할 때 월세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전세보다 월세가 비용하는 실제 부담이 큽니다. 예를 들어 전세금 5000만원인 원룸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5000만원을 대출을 통해서 마련했을 때의 월 이자와 똑같은 원룸이 보증금이 없는 월세로 나왔다고 가정했을 때 부담하는 비용을 비교해보면 이자보다 월세가 일반적으로 더 높습니다.

그런데 어떤 청년이 대출을 받아서 전세금을 마련한다고 했을 때 이자가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기업이나 공무원 등 좋은 직장에 다니는 청년이라면 신용대출 한도도 높고, 금리도 낮겠지만 반대로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이라면 신용대출 한도도 낮고 대출금리도 높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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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을 구할때 중기대출이 가능한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사진=직방


'중소기업 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은 청년들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줍니다. 대출금리는 1.2%에 불과해 은행 신용대출은 물론 전세자금대출에 비해서도 훨씬 낮습니다.

대출금액은 최대 1억원까지이나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할 때는 임차보증금의 100%까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대출기간은 2년씩 4회 연장해 10년까지 가능하나 대출기간 4년 이후부터는 일반 버팀목전세자금대출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4년까지만 유지하는 것이 괜찮아 보입니다.

다만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외벌이 3500만원 이하)여야 하고 순자산가액이 2억8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여야 합니다. 또 나이가 만 19~34세 이하여야 합니다.

다행히 중소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 재직자도 받을 수 있어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이 말은 연봉이 3500만원 이하라면 중견기업 재직자도 1억언까지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소기업 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이 주거관련 정책이라면 '내일채움공제'는 저축을 위한 제도입니다. 중소기업을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청년에게 정부가 지원금을 직접적으로 주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OK 해야만 운영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모든 기업에서 가입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닙니다. 대신 기업에 각종 세제혜택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일채움공제는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1) 청년내일채움공제(2년제)

2) 청년내일채움공제(3년제)

3) 내일채움공제

4)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먼저 청년내일채움공제 2년제는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2년간 3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900만원, 기업이 400만원을 공동 적립해 만기 시 16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주는 제도입니다. 청년 입장에서는 월 12만5000원 정도를 저축하게 됩니다.

3년형은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3년간 6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1800만원, 기업이 600만원을 공동 적립해 만기 시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인데 중소·중견기업 중에서도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기업 종사자만 가입이 가능합니다.

1600만원과 3000만원을 지급할 때는 2~3년간의 이자도 지급합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가입조건이 있습니다. 당연히 청년이어야 합니다. 만 15세 이상에서 34세 이하의 청년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또 월급이 350만원이하여야 하고 정규직 취업 후 6개월 이내에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신입사원이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중견기업 직원의 경우 매출액이 3000만원 이하여야 합니다.

1) 2) 청년내일채움공제는 매년 정해진 예산과 지원인원 범위 내에서만 이뤄지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총 13만여 명을 대상으로 하고 의무 재직기간도 2년으로 짧습니다. 반면 3) 내일채움공제와 4)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제한이 없는 대신 5년 이상 가입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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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내일채움공제는 현금살포성 복지정책으로 많은 비판을 받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정부가 2년간 중소기업 임금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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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채움공제는 청년 대상이 아니라 중소기업 '핵심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어서 나이 제한은 없습니다. 또한 대신 청년내일채움공제처럼 정부가 지원하는 금액은 없습니다.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고용노동부의 제도를 결합했습니다. 청년이 5년간 720만원을 적립하면 기업이 5년간 1200만원을 적립하고, 정부는 그중 3년간 1080만원을 적립해줍니다.

내일채움공제와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최소금액이 12만원일 뿐 더 많은 금액을 저축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기업에서 더 부담하지만 정부 지원금은 늘어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2년 혹은 5년간 이직을 하지 않고 중소기업에 남는 대신,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1300만원(2년)이나 2280만원(5년)을 더 받는다면 괜찮은 제도일까요? 어떻게 보면 간단한 산수로 계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직을 해서 연 650만원, 연 456만원의 연봉을 더 받을 수 있을까요?

어찌 보면 미미한 금액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업문화가 좋지만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이라면 낮은 연봉을 보전하기 위해 한 번 생각해볼 만한 제도인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말입니다.

[이덕주 중소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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